2020년과 2021년,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 문이 닫히고 영화 산업이 사실상 중단된 시기였다. 수많은 작품들이 정식 극장 개봉의 기회를 잃은 채 곧바로 VOD로 내몰렸고, 평단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명을 받지 못한 ‘잃어버린 영화들’이 적지 않았다. 5년이 흐른 지금, 이 숨겨진 명작들을 다시 스크린으로 불러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A24, 네온(Neon), IFC, GKids, Film Movement 등 북미 대표 인디 배급사들이 연합해 오는 12월 ‘Lost Films of COVID’ 기획전을 선보인다. 팬데믹으로 상영이 ‘축소되거나 아예 취소된’ 영화들을 다시 극장에서 상영하고, 그 시기 묻혀버린 세대의 성취를 재조명하겠다는 취지다.
기획전에는 총 7편이 선정됐다. 팬데믹 기간에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 워낙 많았던 만큼 ‘고작 7편이냐’는 아쉬움도 남지만, 선정된 영화만으로도 당시 인디 영화의 풍성함을 충분히 보여준다.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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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Ro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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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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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C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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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inter and the Th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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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wal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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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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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ld Goose Lake’
영화 비평계에서는 여전히 2020년을 “지난 20여 년 중 가장 힘든 해”라고 평가한다. 칸과 텔유라이드가 완전히 취소되고, 베니스와 토론토는 제한된 대면 상영과 디지털 상영을 혼합한 축소판으로 진행되면서, 세계 영화의 흐름을 이끄는 주요 영화제들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러한 공백은 그해 연말의 영화 수확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2021년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요 도시 극장은 3월까지 문을 닫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좌석의 25~50%만 운영하는 제한 조치가 지속됐다. 할리우드 대형 체인도 상영관 수를 줄이거나 시간대를 대폭 축소한 채 근근이 버텼다. 극장 시장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결국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한 12월이 되어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쁜 영화 해에도 훌륭한 영화는 존재한다. 이번 기획전의 7편은 어디까지나 ‘시작점’에 불과하다. 비평가들은 팬데믹 기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작품으로 ‘Never Rarely Sometimes Always’, ‘Lovers Rock’, ‘Mangrove’, ‘Beginning’, ‘Pieces of a Woman’, ‘Quo Vadis, Aida?’, ‘The Nest’, ‘Sundown’, ‘White Lie’ 등을 추가로 거론한다.
‘Lost Films of COVID’는 단순한 회고전이 아니라, 팬데믹이 남긴 영화 산업의 깊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잃어버린 세대의 영화를 다시 이야기하기 위한 복원 프로젝트다. 이제야 비로소 이 작품들이 관객 앞에 설 자리를 되찾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