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는 전 세계 3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며 사실상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거대한 존재가 됐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넷플릭스를 옥죄고 있는 단 하나의 콤플렉스가 있다. 바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이다. 여러 차례 유력 후보에 올랐지만 정작 최고 영예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넷플릭스가 이 상을 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극장 개봉을 최소화하는 자사의 전략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스스로를 영화 산업의 중심에 있는 존재로 공인받기 위해서다.
최근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강하게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인수 후 워너의 극장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말 역시 내놓았지만 업계에서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극장의 수호자’로 불리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직접 목소리를 냈다. 팟캐스트 ‘더 타운’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넷플릭스 측의 주장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을 쏟아냈다.
카메론은 워너 인수전의 승자는 파라마운트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재앙”에 가깝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 CEO) 테드 사란도스는 극장은 죽었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지금 와서 극장을 지키겠다고? 완전히 속임수”라며 “오스카 자격 요건을 맞추기 위해 1~2주 형식적 개봉만 하는 건 영화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카메론에게 영화는 ‘극장을 위해 만들어져야 하는 매체’이며, 극장을 배제한 오스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오스카 경쟁 자격에 대해서도 그는 단호했다. “의미 있는 극장 개봉을 해야 한다. 최소 2,000개 스크린에서 한 달은 상영해야 한다”는 것이 카메론의 기준이다. 이는 넷플릭스가 현재 택하고 있는 2~3주 남짓의 제한적 상영과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최근 사란도스 CEO는 전통적인 극장 관람 경험을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이라고 말하며, 심지어 넷플릭스가 “헐리우드를 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시선은 정반대다. 넷플릭스는 극장을 필요 없는 존재로 만들어가면서도, 오스카 경쟁에만 필요한 만큼만 극장을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백억 원을 쏟아부은 ‘로마’, ‘아이리시맨’, ‘맹크’, ‘시카고 7’, ‘더 파워 오브 도그’, ‘서부전선 이상 없다’, ‘에밀리아 페레즈’ 등은 모두 화제성에 비해 극장 동력 없이 사라졌고, 결국 작품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올해도 오스카 레이스에 뛰어든다. ‘프랑켄슈타인’, ‘트레인 드림스’, ‘제이 켈리’ 등이 유력 후보로 언급되지만, 이 작품들 역시 최대 400개 이하의 스크린에서 짧게 상영된 뒤 바로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업계에서는 “극장을 무시하는 스트리머에게 왜 오스카를 내줘야 하느냐”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 논쟁의 본질은 단순한 상의 문제가 아니다. 넷플릭스가 정의하려는 ‘새로운 성공 기준’과, 극장이 영화의 생명선이라는 전통적 관점 사이의 충돌이다. 그리고 지금, 제임스 카메론은 그 최전선에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