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또 한 번 대형 지각변동의 초입에 들어섰다. 지난달 파라마운트 인수를 마무리한 스카이댄스 CEO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번에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엘리슨은 현금 비중이 높은 인수 제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통해 파라마운트와 워너 브라더스를 합쳐 할리우드의 두 거대 스튜디오를 통합하는 초대형 거래를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난관은 만만치 않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현재 케이블 네트워크 부문과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부를 분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한가운데 있으며, 35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다. 시가총액만 410억 달러에 달하는 회사를 지금 시점에서 매각하도록 이사회와 주주들을 설득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업계 전문 매체 ‘펙(Puck News)’은 넷플릭스마저 워너 브라더스의 자산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시나리오지만, 최근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사란도스가 데이비드 재슬래브(WBD CEO)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복싱 경기장에서 포착되며 업계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만약 넷플릭스가 워너 브라더스를 손에 넣게 된다면, 영화 산업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가 워너 브라더스를 극장 개봉용 레이블로 활용하기보다는 스트리밍 중심의 전략에 통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극장 상영의 점진적 소멸, 전통적 스튜디오 시스템의 약화를 의미할 수도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들이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라이브러리에만 갇히는 상황, DC 유니버스가 스트리밍 전용 콘텐츠로 축소되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이는 단순한 스튜디오 통합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 산업의 체계가 서서히 해체되는 시나리오다.
물론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인수가 실제로 성사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단순한 루머였던 이야기가 점차 현실적인 논의로 옮겨가고 있는 지금, 할리우드 내부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