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라’ 이후, 션 베이커가 준비 중인 다음 행보는? – 코미디로의 과감한 전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영화 ‘아노라(Anora)’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션 베이커 감독은 예상 밖의 방향으로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그가 향하는 곳은 바로 코미디다.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션 베이커는 ‘아노라’의 성취 이후 밀려오는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새로운 감정은 바로 ‘아노라’를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압박감입니다.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뭔가 새롭고 다른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무섭습니다. 지금 막 일어났는데도 겁이 나요.”

베이커는 그동안 현실의 모순과 인간성의 균열을 포착한 드라마를 연출해왔다. ‘탠저린’, ‘플로리다 프로젝트’, ‘레드 로켓’ 등 그의 필모그래피는 감정의 진폭이 크고, 동시에 유머와 따뜻함이 번뜩인다. 그러나 이번엔 그 균형을 거꾸로 뒤집겠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드라마나 비극 안에 코미디 요소를 살짝 섞는 식이었죠. 이번엔 반대로 해보려 해요. 코미디 안에 드라마나 비극을 섞는 방식으로요. 그게 이번의 변화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그의 전작 ‘레드 로켓’과 유사한, 풍자적이고 기이한 톤으로의 회귀를 예고한다. 당시 작품은 성 산업계 출신 남성의 삶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비판적으로 그리며, 베이커 특유의 블랙코미디 감각을 입증했다.

새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베이커는 ‘아노라’를 함께 만든 제작 및 배급팀과의 재결합 가능성을 내비쳤다.

“가능하다면 같은 사람들과 다시 작업하고 싶어요. 제작뿐 아니라 배급도요. 그리고 또 한 번 관객과 연결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4월, 베이커는 아이비 영화제에서 아내이자 프로듀서인 사만다 콴(Samantha Quan)과 함께 새 프로젝트의 로케이션 헌팅을 막 마쳤다고 밝혔으며, 빠르면 가을 촬영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암시했다. 구체적인 제목이나 출연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로젝트는 빠르게 윤곽을 갖춰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노라’는 션 베이커의 경력에 있어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그는 무명 배우 기용, 독립적 제작 방식, 현장감 있는 촬영 스타일을 통해 미국 인디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그가 다루는 인물들은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이들이며, 그의 카메라는 그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는다.

이제, 그가 코미디라는 장르로 발을 내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계는 긴장하고 있다. ‘아노라’로 전 세계의 인정을 받은 지금, 션 베이커의 다음 작품은 단순한 기대작을 넘어선다.
이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가 어떤 웃음과 진실을 꺼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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