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호러 장르의 상징적인 프랜차이즈 ‘에일리언’ 시리즈는 여전히 강력한 유산을 자랑하지만, 그 현재는 더 이상 창조주의 손길 아래에 있지 않다. ‘에일리언'(1979)을 연출하며 시리즈의 기틀을 세운 리들리 스콧 감독이 공식적으로 시리즈에서 손을 뗐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작별 인사는 결코 조용하지 않았다.
최근 스크린랜트와의 인터뷰에서 스콧 감독은 “지금 시리즈가 가고 있는 방향을 보면, 나는 이미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저 잘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말인즉, “행운을 빈다. 더 망치진 말아라.”라는 냉소 섞인 충고다.
스콧은 단순히 ‘에일리언’의 감독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전체의 창조자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체스트버스터’ 장면은 그의 비전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에일리언 2′(1986)에서 액션 중심의 서사를 도입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고, 이는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에일리언 4′(1997)에 대해서 스콧은 “시리즈는 4편 이후로 죽었다”고 단언하며, 데이빗 핀처의 ‘에일리언 3′(1992)보다도 낮은 평가를 내렸다. 핀처의 데뷔작이 혹평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 발언은 ‘에일리언 4’에 대한 강한 실망을 뜻한다.
스콧은 또한 “내 작품은 꽤 괜찮았고, 짐(카메론)의 영화도 좋았다. 그런데 나머지 작품들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 시리즈는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처럼 상징적인 위치에 있어야 할 프랜차이즈였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2010년대 들어 스콧은 프리퀄 시리즈로 다시 프랜차이즈에 복귀했다. ‘프로메테우스'(2012)와 ‘에일리언: 커버넌트'(2017)는 우주의 기원과 창조주의 개념을 탐색하는 철학적 접근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평가가 엇갈렸다. 특히 ‘커버넌트’는 팬덤 내에서도 논란이 많았으며, 그 후속작은 제작되지 못했다.
현재는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아 ‘에일리언: 로물루스'(2024)로 시리즈의 리부트에 나섰다. 원점 회귀를 내세운 이 작품은 속편 제작이 확정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리들리 스콧은 이제 그 여정을 객석에서 지켜볼 뿐이다. 아마도 ‘에일리언 vs 프레데터'(2004)를 본 직후와 같은 표정으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