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78회 칸 국제영화제는 예년과는 다른 양상으로 비평가들의 표심이 갈렸다. 인디와이어가 주관한 2025년 칸 비평가 설문조사에서는 단 하나의 영화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지난해와 달리, 주요 부문별로 다른 영화들이 1위를 차지하며 그야말로 ‘다양성의 해’를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숀 베이커의 ‘아노라’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석권하며 사실상 비평가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지만, 올해는 48명의 전 세계 비평가들이 ‘부문별로 상을 나누자’는 듯한 투표 결과를 보였다.
최고 작품상: 올리버 락스 감독의 ‘Sirât’
2025년 비평가 설문조사에서 작품상의 영예는 올리버 락스(Oliver Laxe)의 Sirât에게 돌아갔다. 모로코 남부의 음악 페스티벌에서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의 여정을 다룬 이 영화는 프랑스-스페인 합작으로 제작됐으며,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비평가들은 ‘매혹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며 전례 없는 영화’라며 극찬을 보냈지만,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총 48명의 투표자 중 11명이 Sirât을 최고작으로 꼽았고, 자파르 파나히의 It Was Just an Accident이 10표로 근소하게 뒤를 이었으며, 요아킴 트리에르의 Sentimental Value가 9표로 3위를 차지했다.
감독상: 비 간(Bi Gan)의 ‘Resurrection’
감독상 부문에서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중국 감독 비 간의 Resurrection이 감독상 1위를 차지했지만, 이 영화는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에는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만큼 연출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각본상: ‘Sentimental Value’
요아킴 트리에르의 Sentimental Value는 각본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는 IndieWire의 앤 톰슨(Anne Thompson)이 “복수 부문에서 오스카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전반적인 완성도와 감정적 깊이를 인정받았다. 실제로 칸 본심 심사위원단에게도 인정받아 본선 그랑프리(Grand Prix)를 수상했다.
반면, 본심 심사위원이 선정한 각본상 수상작인 장 피에르 & 뤽 다르덴 형제의 Young Mothers는 비평가 설문조사에서는 상위 5위 안에도 들지 못하며 눈에 띄는 괴리를 보였다.
주요 배급사: NEON의 존재감
Sirât, It Was Just an Accident, The Secret Agent는 북미 배급권을 NEON이 칸 현장에서 직접 확보한 작품들로, NEON은 이미 Sentimental Value를 포함한 여러 작품의 사전 배급 계약도 체결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올해 비평가가 뽑은 주요 작품 다수를 NEON이 보유하게 되며, 향후 북미 시장에서도 강력한 입지를 예고하고 있다.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의 접전
비평가 설문조사 상위 5편 모두 본선 경쟁 부문 출품작이었으며, 실제 본심 수상작과의 중복도 상당했다. Sirât과 Sound of Falling은 칸 심사위원상 공동 수상작, It Was Just an Accident는 황금종려상 수상작, The Secret Agent는 감독상 수상작이었다.
비경쟁 부문에서는 ‘Un Certain Regard’에 초청된 해리스 딕킨슨의 데뷔작 Urchin이 신인 감독상을 차지했고, My Father’s Shadow, Pillion 역시 언급됐다. 병행 부문에서는 감독주간(Directors’ Fortnight) 초청작 The President’s Cake가 황금카메라상(Camera d’Or)을 수상하며 신인감독상 부문 2위에도 올랐다.
결론
올해 비평가 설문조사는 특정 영화에 쏠림 없이, 다양한 작품에 고르게 찬사가 돌아간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Sirât와 같은 비주류적이면서도 강렬한 작품이 비평가와 심사위원 양쪽에서 인정받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NEON과 같은 중견 배급사의 전략적 확보 역시 향후 북미 영화 시장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칸에서 주목받은 이 작품들이 올해 말 각종 시상식 시즌에서도 계속해서 화제를 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BEST FILM
1. “Sirât,” Oliver Laxe
2. “It Was Just an Accident,” Jafar Panahi
3. “Sentimental Value,” Joachim Trier
4. “Sound of Falling,” Mascha Schilinski
5. “The Secret Agent,” Kleber Mendonça Filho
BEST SCREENPLAY
1. “Sentimental Value,” Eskil Vogt and Joachim Trier
2. “The Secret Agent,” Kleber Mendonça Filho
3. “Two Prosecutors,” Sergei Loznitsa
4. “It Was Just an Accident,” Jafar Panahi
5. “Sirât,” Santiago Fillol and Oliver Laxe
BEST DIRECTOR
1. “Resurrection,” Bi Gan
2. “It Was Just an Accident,” Jafar Panahi
3. “The Secret Agent,” Kleber Mendonça Filho
4. “Sound of Falling,” Mascha Schilinski
5. “Die My Love,” Lynne Ramsey
BEST FIRST FILM
2. “The President’s Cake,” Hasan Hadi
3. TIE: “Pillion,” Harry Lighton/”My Father’s Shadow,” Akinola Davies, J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