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파트 2’를 외면한 네명의 아카데미 회원들 “1편도 끝까지 못 버텼다”

2025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다가오면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매년 그렇듯, 올해 역시 영화계 최고의 배우들과 제작진이 황금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 가 공개한 익명의 아카데미 투표자들의 비공개 설문조사에서 나온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영화 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걸작 ‘듄 2’를 외면한 아카데미 투표자들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의 듄 2는 지난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더 넘버스(The Numbers) 에 따르면, 1억 9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7억 1,5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성공을 거뒀다. 또한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 에서 팬들과 평론가들 모두에게 극찬을 받으며 역대 최고 평가를 받은 영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듄 2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비공개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한 익명의 아카데미 회원 4명(감독, 홍보 담당자, 작가, 캐스팅 디렉터) 중 아무도 듄 2를 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투표에 참여한 감독은 듄 시리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첫 번째 듄도 끝까지 볼 수 없었어요. 3시간짜리 영화를 또 볼 생각은 없어요.”

홍보 담당자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데이비드 린치(David Lynch)의 듄을 봤고, 드니 빌뇌브의 첫 번째 듄도 봤어요. 하지만 너무 지루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영화를 보러 갔을 때 제가 적절한 정신 상태가 아니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에게는 전혀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어요.”

Oscars | Oscars.org |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아카데미 투표 절차의 공정성 논란

아카데미 투표자는 후보에 오른 영화들을 보고 공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듄 2를 포함한 여러 작품을 아예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카데미 시상식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에도 아카데미 투표자의 주관적인 선호나 정치적 성향에 의해 특정 작품들이 과소평가되거나 아예 배제된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 설문조사는 아카데미의 운영 방식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수많은 영화 팬들은 “과연 몇 명의 뛰어난 배우, 감독, 제작진들이 단순히 투표자들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카데미 수상 기회를 놓쳤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듄 2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자들이 이를 외면했다는 사실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공정성과 권위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팬들의 분노와 논란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랜 기간 동안 영화 산업에서 최고의 영예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익명의 투표자들의 고백이 공개되면서, 많은 영화 팬들이 투표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아카데미 투표자들이 영화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개인적인 취향이나 선입견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듄 2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온 아카데미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아카데미 시상식이 이러한 논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리고 과연 영화 팬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