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자유를 위해 마블을 포기했다”
마블 스튜디오는 2021년 개봉한 ‘블랙 위도우’의 여성 감독을 찾기 위해 광범위한 후보군을 고려했다. 최종적으로는 케이트 숏랜드가 연출을 맡았지만, 마블은 한때 루크레시아 마르텔, 클로이 자오, 드니즈 감제 에르귀븐, 멜라니 로랑, 킴벌리 피어스 등과도 논의를 진행했다.
이제 새롭게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프랑스 감독 코랄리 파르자 또한 ‘블랙 위도우’ 감독직을 제안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파르자는 2017년 영화 ‘리벤지’(Revenge)의 성공 이후 마블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마블이 최종 편집권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거절했다고 밝혔다.
“마블을 거절하는 건 쉽지 않았다”
파르자는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의 시나리오를 직접 집필하며 자신의 창작권을 지키는 길을 택했다. 그 결과, 그녀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개인적인 선택이 아니라, 마블과 독립 예술 영화계 사이의 오랜 갈등을 상징하는 사례가 되었다. 파르자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 루크레시아 마르텔(Lucrecia Martel) 역시 비슷한 이유로 ‘블랙 위도우’ 감독직을 거절한 바 있다.
“마블 영화의 사운드 디자인은 형편없다”
마르텔은 마블과의 미팅 이후, “액션 장면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을 듣고 큰 실망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후 한 인터뷰에서 마블 영화에 대해 강한 비판을 남겼다.
“비행기에서 몇 편 봤는데, 사운드 디자인이 너무 저급하다고 생각했다. 시각 효과와 효과음의 조합이 아주 조잡하고, 음악 사용 방식도 끔찍했다.”
마블 스튜디오는 지난 수년간 젊고 촉망받는 감독들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 뒤, 제작 과정 전반을 통제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하지만 파르자와 마르텔 같은 감독들은 창작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마블의 유혹을 뿌리쳤다.
결과적으로 파르자는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더 서브스턴스’는 그녀의 완전한 창작물이 되었고,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후보로 선정됐다.
독립 예술 영화와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사이에서, 창작자들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코랄리 파르자는 그 질문에 대해 “나는 내 방식대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답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