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거장들이 선정한 2024년 최고의 작품들 중 크리스토퍼 놀란이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 II를 “걸작”이라 칭하며 찬사를 보낸 글이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다. 놀란은 글에서 “걸작”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하며, 영화에 대한 깊은 감동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놀란의 이 평가는 다소 예상 밖이다. 글래디에이터 II는 개봉 당시 원작의 명성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을 받으며, 폴 메스칼의 주연 캐스팅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여전히 고정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은 크리스토퍼 놀란이 작성한 글래디에이터 II에 대한 평이다.
리들리 스콧의 첫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는 우리에게 묻는다. “이게 즐겁지 않나?” 스콧은 우리가 콜로세움을 방문하는 이유가 로마 문화를 탐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한다. 우리는 안전한 거리에서 우리의 어두운 욕망을 바라보기 위해 그곳에 간다. 하지만 스콧은 현재의 시대와 억지로 연결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글래디에이터 II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그 속에서 우리가 누구인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왜 콜로세움에 상어가 등장하는가? 우리가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콧은 이를 능숙하게 제공한다. 그는 경기장이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드러내며, 우리의 공공 영역의 그림자를 콜로세움의 모래 위에 투영시킨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속편들이 그렇듯, 글래디에이터 II는 리메이크와 속편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스콧은 원작의 개별적 감정과 속편의 확장된 주제를 균형 있게 통합하는 데 성공하며, 자신만의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스콧은 액션 연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원작과는 전혀 다른 그의 놀라운 다중 카메라 연출은 명확하고 숨막히는 시퀀스를 만들어내며, 단순히 관객을 즐겁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의 주제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델마와 루이스, 그리고 글래디에이터 II에 이르기까지, 스콧의 시각적 밀도는 그의 주제적 명확성을 위한 기초로 작용한다. 그의 영화는 단순히 눈부신 비주얼을 넘어, 묘사된 세계가 어떤 느낌일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특히 글래디에이터 II의 오프닝 샷에서 메스칼이 원작의 들판에서 수확된 밀을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는 장면은 이 같은 그의 예술적 접근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놀란은 리들리 스콧에 대한 깊은 존경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를 촬영 전 배우들에게 보여줄 만큼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2018년 놀란은 스콧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어릴 적부터 리들리 스콧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에이리언과 블레이드 러너는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놀라운 세계를 창조하며 저를 압도했습니다. 그의 영화는 감정적으로 느껴지지만 그 정의는 불가능한, 그런 창작의 힘을 보여줍니다.”
리들리 스콧은 최근 글래디에이터 II의 4시간 분량 감독판 제작 가능성을 암시하며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놀란에게는 또 한 번 감탄할 작품이 추가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