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에서 자주 언급되는 “슈퍼히어로 피로감”이라는 표현은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는 이 피로감이 서부극,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처럼 특정 장르가 인기를 잃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장르의 침체가 장난감 판매와 후속작 제작을 우선시한 게으른 스토리텔링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어느 쪽 의견에 동의하든, 분명한 사실은 최근 몇 년간 수많은 슈퍼히어로 영화가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DC 스튜디오의 제임스 건은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장르의 과포화를 피할 것임을 시사했다. 건 감독은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 플랫폼 Threads를 자주 사용하는데, 한 팬이 “챕터 1에서 매년 3편의 DCU 영화를 볼 수 있나요?”라고 묻자 그는 단호한 답변을 남겼다. “절대 아닙니다. 그런 건 고려한 적도 없어요.”
DCU의 향후 개봉 일정표를 보면 영화와 시리즈는 소수에 그친다. 이번 12월 HBO Max에서 공개될 애니메이션 Creature Commandos가 DCU의 리부트된 멀티미디어 세계를 여는 첫 작품이 된다. 이후 DCU의 첫 대형 영화는 2025년 7월 11일, 제임스 건이 연출한 슈퍼맨이 개봉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릴 예정이다.
건 감독이 직접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이와 같은 계획은 지난 10년간 매년 다수의 영화를 선보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는 대조적이다. 슈퍼히어로 피로감의 원인으로 마블 영화의 과잉 공급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2024년에는 데드풀과 울버린 한 편만 극장에 걸리면서 예외적인 해가 될 예정이지만, MCU 전성기에는 매년 평균 3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여기에 더해 마블이 2021년 완다비전을 시작으로 TV 시리즈까지 확장하며 팬들에게 새로운 숙제를 안겨 주었다.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슈퍼히어로 피로감을 해결하기 위해 “첫 번째 조치는 콘텐츠 양을 줄이는 것”이라며 마블 스튜디오의 제작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의 발언은 올해 2월에 나왔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마블이 이 약속을 잊은 듯하다.
2025년은 마블에게 다시 한 번 바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DCU는 같은 해 슈퍼맨 한 편만 개봉할 예정이다. 마블은 다시 한 해에 세 편의 영화를 개봉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25년 2월 14일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로 출발을 알린 뒤, 5월 2일 썬더볼츠에서 새로운 팀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7월 25일, 오랜 기다림 끝에 마블의 첫 가족이 될 판타스틱 포: 퍼스트 스텝스가 팬들과 만난다. 한편 블레이드 역시 2025년에 개봉 예정이었으나, 언제 공개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