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뉴욕에서 설립된 이후, 미국 영화 스튜디오 A24는 인디 영화 시장에서 점점 더 큰 입지를 다지고 있다. A24는 모든 장르와 여러 나라를 아우르는 가장 창의적인 감독들과 협력하여 일관되게 높은 수준과 생각을 자극하는 영화를 만들어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해왔다.
세상에 완벽한 영화는 없지만, A24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를 여러 편 만들어냈다. 관객에게 인기를 끈 성장 드라마 “레이디 버드”부터 실험적인 외국 드라마 “존 오브 인터레스트”까지, A24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들은 영화 애호가라면 꼭 봐야 할 작품들이다.
10. ‘The Last Black Man in San Francisco’ (2019)
감독: 조 탈봇
조 탈봇 감독의 데뷔작인 The Last Black Man in San Francisco는 A24의 영화 중 가장 주목받지 못한 작품 중 하나다. 이 영화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 소외된 채 남겨진 젊은 남성이 할아버지가 지은 집을 되찾으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외로움을 주제로 한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히며,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연출되었으며, 절묘하게 쓰인 대본이 돋보인다.
이 영화는 젠트리피케이션의 고통스러운 영향을 탐구하며, 인디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수와 익숙함을 불러일으킨다. 강력한 캐릭터들로 가득 차 있으며, 일부 독특한 요소들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완벽에 가까운 작품으로 A24 팬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09. ‘레이디 버드’ (2017)
감독: 그레타 거윅
그레타 거윅을 감독으로서 명성에 올려놓은 영화 레이디 버드는 최근 몇 년간 가장 뛰어난 성장 영화 중 하나로, 영화 역사상 최고의 여성 듀오 중 하나를 선보인다. 이 영화는 2002년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를 배경으로, 가족, 우정, 로맨스, 그리고 성장을 겪는 예술적 재능을 가진 독특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레이디 버드는 폭소를 자아내는 코미디와 깊이 있는 드라마의 완벽한 조합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A24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적절한 속도감, 아름답게 쓰인 대본, 그리고 주연을 맡은 시얼샤 로넌의 완벽한 연기 덕분에 이 영화는 이전 세대의 정신을 완벽하게 담아내고 새로운 세대를 정의할 수 있는 영화로 자리 잡았다. 다른 A24 영화들처럼 대담하고 야심 찬 작품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08. ‘컴온 컴온’ (2021)
감독: 마이크 밀스
음악 비디오 감독으로 경력을 시작한 마이크 밀스의 최신작 컴온 컴온은 아이들의 지혜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라디오 저널리스트가 에너지가 넘치는 조카를 돌봐 달라는 여동생의 부탁을 받고, 그와 함께 로스앤젤레스 밖의 삶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을 횡단하는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다. 그러나 여행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건 아이가 아니라 삼촌이다.
컴온 컴온은 과장된 야망을 버리고, 성인과 아이들 간의 관계와 서로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배우는 이야기를 차분하게 전달한다. 아름다운 흑백 촬영으로 담아낸 이 영화는 시각적 요소, 캐릭터, 연기, 그리고 서사가 모두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깊이 있는 감동을 전한다. 특히 호아킨 피닉스의 가장 감동적이고 인상 깊은 연기 중 하나를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07. ‘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 (2021)
감독: 딘 플라이셔 캠프
2020년대에 나온 최고의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인 ‘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은 메인스트림 할리우드에서 벗어나 가족들이 볼 수 있는 가장 독특하고 즐거운 영화 중 하나다.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슬픔과 상실을 놀랍도록 강력하게 탐구하며, 돈이 필요한 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에어비앤비에서 친구들, 할머니, 그리고 애완동물 먼지와 함께 살고 있는 조개껍데기에 관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다른 스튜디오나 감독의 손에 있었다면 단순한 말하는 조개에 관한 코미디가 되었을 이 영화는, 딘 플라이셔 캠프와 A24의 손을 거쳐 감동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아름다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보석으로 탄생했다. 이처럼 완벽에 가까운 애니메이션 영화는 많지 않지만, 마르셀처럼 매력적인 캐릭터와 함께라면 어떤 영화든 완벽해 보일 수 있다. ‘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은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빠르게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06. ‘패스트 라이브즈’ (2023)
감독: 셀린 송
모두를 기쁘게 하고 사랑에 대한 희망을 주는 로맨스 영화는 언제나 인기가 있다. 그러나 때로는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으로 깊이 감동시키는 로맨스 영화가 필요할 때도 있다. 바로 ‘패스트 라이브즈’이 그런 영화로,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던 두 어린 시절 친구가 운명적인 일주일 동안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감독 데뷔작 중 하나로, 셀린 송을 인디 영화계에서 주목해야 할 목소리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름답게 꾸밈없는 현실을 담아낸 이 작품은 사랑에 대한 가장 깊고 영적인 탐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결점을 찾기란 매우 어렵지만, 관객들은 영화에 등장하는 매혹적인 캐릭터와 그들의 역학 관계에 너무 빠져들어 결점을 찾는 것조차 잊게 될 것이다.
05. ‘더 라이트하우스’ (2019)
감독: 로버트 에거스
더 위치로 인상적인 데뷔를 했던 로버트 에거스는, 그 후 4년 만에 더 라이트하우스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흥미로운 신예 감독 중 한 명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 영화는 외딴 뉴잉글랜드 섬에서 등대지기로 일하며 정신을 유지하려 애쓰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다크 코미디 요소가 가미된 호러 스릴러 장르로, 에거스 특유의 기이하고 초현실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더 라이트하우스는 대담하게도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다양한 창의적 선택들을 감행하는 작품이다. 모든 관객이 좋아할 만한 영화는 아니지만, 다소 린치적(Lynchian) 혹은 러브크래프트적(Lovecraftian)인 영화를 찾고 있다면 2010년대에 나온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여겨질 것이다.
04. ‘퍼스트 리폼드’ (2017)
감독: 폴 슈레이더
폴 슈레이더는 뛰어난 각본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감독한 여러 작품 중에서도 퍼스트 리폼드는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영화는 조용하면서도 초현실적인 심리 스릴러로, 작은 뉴욕 교회의 목사가 비극과 고통스러운 과거, 그리고 세속적인 문제들로 인한 점점 깊어지는 절망과 씨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슈레이더는 환경주의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불안감을 다루면서도, 더 복잡하고 영적인 주제들과 인간적인 문제들까지 깊이 탐구한다. 그의 영화 중 가장 생생하고 기억에 남는 비주얼과, 에단 호크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뛰어난 연기를 펼칠 수 있게 하는 세밀한 대본이 돋보인다. 퍼스트 리폼드는 쉽지 않은 관람이지만, 관객이 투자한 모든 노력을 보상하는 작품이다.
03.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022)
감독: 다니엘 샤이너트, 다니엘 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영화 역사상 가장 야심 찬 작품 중 하나로,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루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가족, 세대 간 트라우마, 로맨틱한 사랑, 실존적 불안, 그리고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모든 주제들은 중년의 중국계 이민자인 에벌린이 멀티버스의 운명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대규모 모험을 통해 전달된다.
이론상으로는 이처럼 다양한 톤, 스타일, 주제를 동시에 다루는 영화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니엘스는 이 작품을 놀랍도록 매력적인 액션 대서사시로 만들어냈다. 영화는 짜릿한 액션, 유머 넘치는 코미디, 그리고 A24 영화 라이브러리 중 가장 감동적이고 효과적인 드라마를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이처럼 야심 찬 영화가 완벽에 가깝다는 사실은 영화가 이룰 수 있는 기적을 증명하는 것과 같다.
02.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2023)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전쟁을 다룬 최고의 아트하우스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영화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지휘관 루돌프 회스와 그의 가족이 수용소 뒷마당에 있는 아름다운 집과 정원에서 꿈 같은 삶을 구축하려는 모습을 다룬 시대극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잔인한 폭력과 고통스러운 장면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영화의 모든 내용은 수용소 밖에서 일어나며, 그곳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은 영화의 배경에서만 희미하게 나타난다.
홀로코스트 영화를 이처럼 일상적인 가족 영화처럼 표현하고, 수용소의 비명과 연기를 영화의 초점에서 멀리 배경으로만 처리한 것은 이 장르에서 가장 대담한 접근 방식 중 하나다. 그리고 그 방식은 효과적이다. 조나단 글레이저는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에 악의 평범함을 깊이 탐구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를 연출했다.
01. ‘애프터썬’ (2023)
감독: 샬롯 웰스
A24에서 배급한 또 다른 뛰어난 감독 데뷔작인 ‘애프터썬’은 소피라는 소녀가 몇 년 전 아버지와 함께 보낸 휴가를 회상하며 느꼈던 기쁨, 우울함, 그리고 향수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성장 드라마다. 샬롯 웰스가 완벽하게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 영화는 가장 냉정한 관객조차도 아버지에게 안기고 싶게 만드는 힘을 가진 작품이다.
편집은 감각적이고, 촬영은 호기심과 인내로 가득하며, 글쓰기는 심오하면서도 절제되어 있다. 연기 역시 미묘한 섬세함 속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애프터썬’의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맞물려 기억의 힘과 그것이 지닌 무형성을 가장 아름답게 기념하는 작품을 탄생시킨다. 이 영화는 장르에서 가장 슬픈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며, 특히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강력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특징이다. A24 영화 중 완벽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