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공포 영화 팬들에게 풍성한 한 해가 되고 있으며, 특히 AMC의 공포 전용 스트리밍 플랫폼인 Shudder가 눈에 띄고 있다. Shudder는 다양한 장르의 공포 영화를 제공하며 경쟁을 압도하고 있다. 올해 Shudder는 심야 방송을 다룬 호러, 괴물 영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섬뜩함, 그리고 새로운 슬래셔 빌런의 데뷔작 등 다양한 공포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다른 스튜디오들 역시 극장 개봉을 통해 수녀와 뱀파이어 같은 테마의 공포 영화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지만, Shudder는 전례 없는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포 영화가 너무 많고 하루는 너무 짧기 때문에, 올해의 최신 공포 영화를 모두 따라잡기 쉽지 않다. 여러분이 놓쳤을지도 모르는 올해의 최고의 공포 영화들을 목록에 추가할지 고민해보자.
14. 악마와의 토크쇼 (Late Night With the Devil)
‘Late Night with the Devil’는 콜린 케인즈와 카메론 케인즈가 감독한 공포 영화로, 공포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다비드 다스트말치안의 주연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77년 할로윈 특집으로 방영된 심야 토크쇼를 배경으로 한다. 다스트말치안은 “잭 델로이와 함께하는 올빼미의 밤(Night Owls with Jack Delroy)”의 진행자인 잭 델로이 역할을 맡아, 불길한 과거와 사별한 아내의 기억에 시달린다. 델로이가 초대 손님으로 초자연적인 악령을 소환하면서 방송이 점점 엉망이 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 영화는 잭 델로이가 스튜디오에서 초자연적인 압박에 짓눌리는 모습을 그려내며, 그의 시청률이 급등하는 가운데도 자신의 멸망을 자초하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묘사한다. 많은 이들이 이 기이한 방송 사고를 10월 할로윈 시즌 영화 목록에 추가할 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13. 오디티 (Oddity)
이 영화는 음산한 골동품과 살해된 자매들을 다룬 아일랜드의 섬뜩한 이야기로, 민속적인 공포의 세계로 빠져든다. “우든 맨(Wooden Man)”이라는 캐릭터가 영화의 마스코트가 되어 어두운 저택을 돌아다니며 슬픔과 복수, 그리고 유령 클리셰에 휩싸인다. 이 영화는 마이크 플래너건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풍기며, 독백이 예술적으로 불안한 이미지를 배경으로 흐른다. 맥카시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초자연적 공포보다는 자장가에 가깝지만, 여전히 무서운 점프 스케어로 긴장감을 유지하며 효과를 발휘한다. 이 영화는 화면에 옮겨진 페이지 터너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장면 속에서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든다.
12. 센강 아래 (Under Paris)
프랑스 영화감독 자비에 젠스가 넷플릭스의 Under Paris로 최근 실망스러웠던 상어 공포 영화들의 흐름을 끊어냈다. 이 영화는 죠스의 정치적 메시지, 딥 블루 씨의 잔인한 먹이사냥 장면, 그리고 지오스톰의 혼란스러운 자유로움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언케이지드나 암스테르담드 같은 딕 마스의 영화들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이들 영화처럼 인구가 밀집한 도시들이 초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공격받으며, 마치 하나의 캐릭터처럼 다뤄진다. 젠스 감독은 영화 초반부에 빠르고 강렬한 상어 공격을 선보인 후, 프랑스 수도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긴장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장에서는 그의 New French Extremity 스타일을 반영한 잔혹한 상어와 인간의 대결을 펼친다. Under Paris는 비교적 직설적인 톤을 취하지만, 젠스 감독은 자신이 만들고 있는 영화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끝없는 액션과 긴장감으로 가득한 결말을 선사한다.
11. 러블리, 다크, 앤 딥 (Lovely, Dark, and Deep)
조지나 캠벨이 숲속에서 실종된 사람들에 얽힌 기이하고 충격적인 진실을 파헤치는 공원 레인저로 등장한다. 테레사 서덜랜드의 숲속 탐험은 음산하고 불가사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느린 전개를 통해 관객을 끌어들인다. 서덜랜드는 고립감에 대한 교묘한 연출로, 캠벨이 점점 더 불안한 이미지들로 가득 찬 야외의 연옥으로 빠져드는 과정을 그린다. 이 영화는 ‘사터(Sator)’나 ‘더 인테리어(The Interior)’와 같은 속도와 방식으로 진행되며, 끝없이 알 수 없는 어둠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이야기가 절반쯤 진행된 듯한 느낌을 남기며 관객을 나무 사이로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은 분위기에 휘말리게 하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서덜랜드의 신작은 반드시 눈여겨볼 만하다.
10. 인 어 바이올런트 네이처 (In a Violent Nature)
크리스 내시의 In a Violent Nature는 슬래셔 장르의 고정관념을 전복하는 독창적인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는 대부분의 장면이 살인마의 시점에서, 특히 그의 어깨 너머에서 촬영된 것이 특징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조니는 살아있는 죽은 자처럼 묘사되며, 마치 제이슨 부히스(Jason Voorhees)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로, 잔혹하게 희생자들을 처리하며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내시는 슬래셔 악당들의 동기를 탐구하며, 캠프파이어에서 나오는 대화를 거의 소거하는 듯한 사운드 디자인으로 관객의 감각을 교묘하게 조종한다. 이를 통해 80년대풍 “재미”를 제거하고, 극단적인 폭력만을 남겨둔다.
영화의 특수 효과는 잔인한 사망 장면을 생생하게 연출하며, 조니가 희생자들을 공격하고, 찌르고, 훼손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특히, 올해 공포 영화 중 가장 인상 깊은 사망 장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내시가 Psycho Goreman에서 크리처 이펙트 슈퍼바이저로 활동한 경력이나, ABCs of Death 2의 “Z is for Zygote”에서 보여준 솜씨를 떠올리게 한다. In a Violent Nature는 전위적인 시도들로 인해 모든 이에게 맞지 않을 수 있지만, 그 독특함은 신선한 바람처럼 느껴지며, 반드시 한 번쯤 경험해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09. 애비게일 (Abigail)
Radio Silence가 공포 영화를 내놓으면 중간 및 연말 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Abigail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의 최신작은 유쾌하면서도 피비린내 나는 뱀파이어 발레리나 이야기를 선보인다. 캐스팅만 봐도 이미 기대감을 높인다. 뻔뻔한 뉴욕 전직 경찰로 등장하는 댄 스티븐스, 스릴을 추구하는 네포 베이비 해커 역의 캐스린 뉴턴, 다정한 근육맨을 연기하는 케빈 듀런드 등. 하지만 진짜 주연은 멜리사 바레라와 알리샤 웨어다. 바레라는 다시 한 번 Final Girl의 면모를 보여주고, 웨어는 발레 슈즈를 신은 드라큘라의 딸로 스크린을 우아하게 장식한다.
Radio Silence는 시각적으로 과감한 공포를 선사하면서도 유머를 놓치지 않는다. 웃음과 긴장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 영화는, 뱀파이어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한다. 클래식한 뱀파이어 요소와 신선한 스토리텔링을 절묘하게 결합한 Abigail은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특히 ‘마늘과 양파’ 대사는 잊을 수 없다.
08. 오멘: 저주의 시작 (The First Omen)
아무도 2024년에 나온 The Omen의 프리퀄이 The First Omen만큼 강렬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르카샤 스티븐슨 감독은 신성모독적인 테마를 생생한 공포로 풀어내며, 어두운 제단에 줄지어 놓인 촛불들이 흘러내리는 촛농으로 만들어진 입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장면들은 마치 주연 배우 넬 타이거 프리를 삼킬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는 신체 자율권과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주제로 삼아 신학적 공포를 자아내며, 악마적 상징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상징들은 The Omen의 장면들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기도 한다. 스티븐슨 감독은 프랜차이즈의 뿌리를 존중하면서도 독창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으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아이디어에 충실하게 접근했다(마지막 부분을 제외하고).
07. 뉴 라이프 (New Life)
존 로즈먼의 첫 장편 영화 New Life는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전염병 이야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이 영화는 소규모 아포칼립스를 다루지만, 경찰 절차물을 연상시키며 공포스러운 비밀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마치 대니 보일의 28일 후나 파스터 형제의 캐리어스처럼 전염병의 혼란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환자 제로’의 기원 이야기를 보는 듯하다. 로즈먼은 “제이슨 본 meets 미친 놈들 meets 캐빈 피버” 같은 아이디어를 적은 예산으로 훌륭하게 풀어낸다. 이 영화는 좀비 스릴러의 느낌을 주다가도, 때로는 특수 요원 미스터리로 변모하며 관객을 계속 긴장하게 만든다. 특히, 이 영화는 일관된 열정으로 완성된 선택들이 돋보이며, 로즈먼의 첫 데뷔작으로서 인상적인 작품이다.
06. 마인드 바디 스피릿 (Mind Body Spirit)
알렉스 헤네스와 매튜 메렌다가 감독한 Mind Body Spirit은 Screenlife의 디지털 한계를 최대한 활용한 훌륭한 예시다. 사라 J. 바솔로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그녀는 유명한 온라인 요가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안야 역을 맡았다. 안야는 소원했던 할머니로부터 낡고 삐걱거리는 집을 유산으로 받게 된다. 그곳에서 숨겨진 문과 비밀스러운 방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방들은 오컬트 이미지를 가득 담고 있어 그녀의 새로운 비디오 채널의 중심이 된다. 헤네스와 메렌다는 1인칭 시점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으스스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안야가 자신의 유산 속 어두운 비밀을 끌어내려는 바이럴 욕망을 그려낸다. 안야는 조회수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고, 우리는 그녀의 몰락이 마치 저주받은 유튜브 재생 목록처럼 펼쳐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05.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 (A Quiet Place: Day One)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또 다른 프리퀄이 등장했다. 마이클 사르노스키의 A Quiet Place: Day One는 놀랍도록 감성적인 몬스터 영화지만, 실상은 몬스터 영화가 아닐 수도 있다. 뉴욕시에 혜성처럼 추락하는 데스 앤젤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초반에는 몇몇 공격 장면이 있지만 이내 감정이 주를 이룬다. 루피타 뇽오는 뉴욕에서 가장 좋아하는 피자 한 조각을 찾으려는 호스피스 환자로 등장하고, 조셉 퀸은 혼자 있고 싶지 않아 하는 겁에 질린 영국인 법대생으로 함께한다. 영화는 “액션”에서 벗어나, 뇽오와 퀸이 인류의 종말 속에서 만들어가는 놀랍도록 감동적인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공포 요소도 잘 작동하지만, 사르노스키가 인간 캐릭터들 사이에서 펼치는 생명력 넘치는 이야기의 통제력은 훨씬 뛰어나다. 이것이 바로 종말이다 — 마지막 피자 한 조각을 즐겨라.
04. 롱레그스 (Longlegs)
오즈 퍼킨스는 The Blackcoat’s Daughter, I Am the Pretty Thing That Lives in the House, Gretel & Hansel을 통해 현대 공포 영화에서 독보적인 목소리를 확립했다. 그의 독특한 접근 방식, 즉 끈적한 당밀처럼 느리게 흐르며 공포를 쌓아가는 스타일이 모든 사람에게 맞지는 않지만, Longlegs에서는 그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그의 최신작은 절차 수사물의 흥미를 사탄적 분위기와 결합하며, 마이카 먼로, 니콜라스 케이지, 블레어 언더우드, 알리시아 윗 등 최고 기량을 보여주는 올스타 캐스트가 출연한다. 퍼킨스는 여전히 서서히 스며드는 공포감을 선호하지만, 케이지가 연기하는 연쇄 살인마 “Longlegs”가 먼로의 FBI 요원을 괴롭히면서 속도감을 높인다. 이야기는 교활하게 스며들어 피부 아래로 파고들며, 지옥 같은 악마적 요소들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관객을 사로잡는다.
03. 스톱모션 (Stopmotion)
올해 공포 영화 데뷔작들은 눈부신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로버트 모건의 Stopmotion은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모건의 이야기는 최신 프로젝트에 집착하게 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터를 중심으로, 창작 과정에 자신을 잃어가는 위험을 직면한다. The Nightingale의 에이슬링 프란초시가 주연을 맡은 엘라 블레이크 역은 그녀의 현실이 무너지는 과정을 초현실적인 불안감으로 그려내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Stopmotion은 Censor나 Berberian Sound Studio 같은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엘라가 만든 캐릭터들이 작업대의 경계를 벗어나 환각적인 조연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은 헨리 셀릭과 피터 스트릭랜드가 만난 듯한 느낌을 주며, 이는 최고의 찬사다.
02. 베르민느: 독거미 (Infested)
세바스티앙 바니첵의 장편 데뷔작 Infested는 Arachnophobia에 견줄 만한 뛰어난 8다리 스릴러다. 이 영화는 [REC]와 Attack the Block이 거미를 소재로 만난 듯한 느낌을 주며, 바니첵은 이를 통해 프랑스의 계급 정치와 저소득 주택에 사는 “해충”을 비유적으로 묘사한다. 첫 번째 거미가 아파트 단지 내부로 풀려나자마자(외부 촬영은 노이지르그랑에 있는 피카소 아레나에서 진행), 긴장감은 끝없이 치솟는다. 거미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더 커지며, 엄청난 속도로 강렬함을 유지한다. 거미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피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 영화는 놓치기엔 너무 훌륭하다.
01. 파묘 (Exhuma)
한국 공포 영화의 풍부한 영적 요소는 장재현 감독의 Exhuma에서 여전히 강하게 살아 숨 쉰다. 이 영화는 각 장이 서브 장르를 우아하게 넘나드는 방식에서 곡성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사후 전문가들이 한 가족의 저주를 풀기 위해 나서지만, 의식적인 춤과 주문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점차 악마와의 전면전으로 발전한다. Exhuma는 Infested처럼 시작부터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관객을 몰아붙이는 영화다. 매 순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며, 마지막 장면까지 미쳐가는 광기로 깊이 빠져든다. 이 영화는 한국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각 장면에 한국적 정서를 가득 담아내며, 불안한 귀신들이 사람들의 머리를 찢어 놓는 동안에도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선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