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한줄평
제작진 및 출연진
영화 소개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는 배트맨의 숙적을 독립적인 범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는 아서 플렉은 고담시에서 광대로 일하며 코미디언을 꿈꾸지만, 가난과 고립, 반복되는 모욕 속에서 무너져 간다. DC 코믹스의 세계관을 빌리면서도 영웅과 악당의 대결보다 한 인물의 심리적 붕괴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는 1970~80년대 뉴욕을 연상시키는 도시 풍경과 거친 질감의 촬영, 힐뒤르 그뷔드나도티르의 묵직한 첼로 음악을 결합한다. 피닉스는 마른 신체와 불안정한 웃음, 기이한 춤을 통해 인물의 절박함과 위협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토크쇼 진행자 머레이는 대중매체와 유명세를 둘러싼 영화의 시선을 구체화한다.
계급 격차와 사회적 방치, 폭력의 확산을 다루는 방식은 강한 논쟁을 불렀다. 영화는 아서의 고통을 가까이 보여주면서도 그가 저지르는 행동에 관객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평론계에서는 피닉스의 연기와 시청각적 완성도에 찬사가 쏟아진 반면, 사회비평의 단순화와 고전 영화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놉시스
1980년대 초 고담시. 병든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아서 플렉은 파티 광대로 일하면서 언젠가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성공하길 꿈꾼다. 그러나 직장과 거리에서 거듭 수모를 겪고 사회적 지원마저 흔들리자, 그가 억눌러 온 분노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계기로 폭발하기 시작한다. 혼란이 커지는 도시에서 아서는 점차 조커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 간다.
감상평
《조커》가 대단한 것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만화 속 악당을 주인공으로 데려와 놓고도, 슈퍼히어로 영화의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화 속 아서 플렉은 처음부터 악인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 어디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밀려나는 사람에 가깝다. 코미디언을 꿈꾸지만 사람들에게 조롱당하고, 타인과 제대로 관계를 맺지도 못한다. 영화는 그런 아서에게 차곡차곡 불행을 쌓아 올리고, 결국 그가 조커라는 존재로 무너져가는 과정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조커가 무엇을 저지르느냐보다 그 변화가 너무나 천천히 진행된다는 것이다. 어느 한 사건 때문에 갑자기 악당으로 각성하는 것이 아니라, 아서라는 인간을 구성하고 있던 것들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면서 어느 순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그 과정을 거의 혼자서 끌고 간다.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과 뒤틀린 자세, 웃고 있지만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는 표정부터 아서와 조커의 경계를 조금씩 무너뜨린다. 특히 초반의 웃음이 고통에 가까웠다면 후반부의 웃음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들린다. 같은 인물의 같은 웃음인데도 영화가 진행될수록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토드 필립스의 연출 역시 인상적이다. 고담을 화려한 만화 속 도시가 아니라 쓰레기가 쌓이고 사람들의 분노가 들끓는 음울한 현실의 도시처럼 그려낸다. 《택시 드라이버》나 《코미디의 왕》의 영향이 너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스타일을 조커라는 캐릭터와 결합한 결과만큼은 상당히 강렬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영화가 아서를 쉽게 변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충분히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그가 저지르는 행동까지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불쌍한 피해자와 위험한 가해자 사이의 불편한 경계에 아서를 세워놓는다.
결국 《조커》는 슈퍼빌런의 기원을 그린 영화라기보다 한 인간이 조금씩 무너지고, 그 빈자리를 조커라는 존재가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에 가깝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것은 악당의 탄생을 목격했다는 통쾌함이 아니라, 한 인간이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과정을 지켜봤다는 불편함이다.
무엇보다 호아킨 피닉스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강렬한 영화가 될 수 있었을까 싶다.
이 영화와 비슷한 영화
장르, 감독, 출연진, 제작사와 개봉 시기를 종합해 비슷한 작품 5편을 추천합니다.
평단 및 관객 평점
로튼토마토 총평CRITICS CONSENSUS악명 높은 악당의 탄생을 소름 끼칠 만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호아킨 피닉스의 뛰어난 연기와 슈퍼히어로 영화의 어두운 변주를 보여준다.
평론가 및 언론 리뷰
이동진 평론가ONE-LINE REVIEW와킨 피닉스가 등장할 때마다 강력한 영화적 중력으로 공간들이 휘는 듯 느껴진다.
로저 이버트CRITICS REVIEW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그는 아서 플렉의 상처와 불안을 얼굴 근육부터 걸음걸이까지 새겨 넣으며, 관객이 쉽사리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조연 배우들의 단단한 연기와 제작진의 능숙한 시청각적 설계 역시 이 음울한 도시를 그럴듯하게 구축한다. 거대 스튜디오 영화가 지닌 기술적 역량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어둡다는 사실만으로 작품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택시 드라이버》와 《코미디의 왕》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 이 영화는 계급 불평등이나 유명인 숭배를 탐구하는 듯하지만, 정작 그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은 얄팍하고 냉소적이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끝맺음을 거듭 미루는 듯한 구성마저 드러난다. 피닉스의 탁월한 연기가 작품의 사회적 통찰 부족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인디와이어CRITICS REVIEW호아킨 피닉스는 아서 플렉을 단순한 만화 속 악당이 아니라 불편하고 모순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낸다. 그의 육체적 변신과 통제되지 않는 웃음은 인물의 고통을 시각화하며, 영화는 슈퍼히어로 장르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불쾌함을 밀어붙인다. 익숙한 캐릭터의 기원을 완전히 다른 장르의 질감으로 풀어낸 대담함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러나 도발적인 이미지와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는 인상은 같은 것이 아니다. 영화가 끌어오는 사회적 분노와 폭력의 의미는 때때로 명확한 사유보다 관객을 충격에 빠뜨리려는 제스처처럼 보인다. 뛰어난 연기와 기술적 솜씨 덕분에 충분히 강렬한 작품이지만, 그 강렬함이 곧 깊이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능력과 논쟁을 감당할 통찰 사이의 간극이 끝내 남는다.
버라이어티CRITICS REVIEW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놀라울 만큼 강렬하다. 웃음과 경련, 마른 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아서 플렉의 소외감을 드러내며, 익숙한 코믹북 악당에게 뜻밖의 인간적 질감을 부여한다. 토드 필립스는 1980년대 도시의 불안과 범죄영화의 음울한 정서를 결합해 관객이 한 인물의 파멸을 가까이에서 목격하도록 만든다.
이 영화의 힘은 아서를 단순한 괴물이나 영웅으로 쉽게 분류할 수 없게 만드는 데 있다. 그는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점점 위험해지고, 그 변화는 불편한 매혹을 남긴다.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의 영향이 뚜렷하지만 피닉스의 대담한 연기가 그 친숙한 재료를 자신만의 캐릭터 연구로 밀어 올린다. 잔혹함과 연민이 뒤엉키는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게 만드는 영화다.

89%
8.3/10
59/100
3.85/5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