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 토로의 오랜 숙원 프로젝트 ‘프랑켄슈타인’이 마침내 다음 달 극장에서 공개된다. 리뷰 지수는 나쁘지 않다. 로튼 토마토 81%.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금물일지도 모른다.
이번 작품에는 델 토로 영화의 모든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호화로운 세트,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미장센. 하지만 동시에 넷플릭스식 대형 제작의 공기 역시 스며 있다. ‘판의 미로’나 ‘악마의 등뼈’ 같은 초기작이 지녔던 날 선 긴장감과 깊이는, 더 거대해진 규모 속에서 옅어진 인상이다. 델 토로의 최근 작품이 그렇듯, 크기가 모든 것을 압도하고, 내면은 종종 뒤로 밀린다.
그럼에도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한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다. 델 토로 자신이 엠파이어 매거진에 밝힌 대로, 이것은 그의 커리어에서 한 시대의 마침표다.
“‘크로노스’에서 ‘악마의 등뼈’, ‘판의 미로’, ‘크림슨 피크’를 거쳐 이번 작품까지, 하나의 미학적 진화가 있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내일 당장 ‘지킬 앤 하이드’를 하고 싶어질지도 모르지만, 지금 내 마음은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향해 있다.”
델 토로는 앞으로 스케일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차기작으로는 오스카 아이작 주연의 스릴러 ‘퓨리(Fury)’가 유력하다. 그는 이를 “앤드레와의 만찬 같지만, 매 코스마다 살인이 벌어지는 영화”라고 묘사했다. 또한 가즈오 이시구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더 버리드 자이언트(The Buried Giant)’도 준비 중이다.
반대로, 오래전부터 꿈꿔온 ‘광기의 산맥(At The Mountains of Madness)’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그는 “너무 크고, 너무 과격하고, 너무 R등급이다. 솔직히 ‘프랑켄슈타인’ 이후에는 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덴마크식 동화와 고딕식 환상이 공존하던 세계에서, 이제 델 토로는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거대한 종지부이자,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