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애스터가 ‘모비우스’ 감독 제안을 받았다고? “말하지 말았어야 했나…”

작가주의 호러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아리 애스터 감독이, 과거 소니 마블 유니버스의 문제작 ‘모비우스’의 연출 제안을 받았던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애스터는 최근 세마포르(Semafor)와의 인터뷰에서 “마블에서 제안이 왔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당황한 듯 말을 멈추더니, “‘모비우스’였나, ‘모비우스(Mobius)’였나?”라고 혼잣말하듯 덧붙이며 정확한 기억을 떠올리려 애썼다. 이 짧은 혼동이 말해주듯, 애스터와 슈퍼히어로 장르 사이의 간극은 그 자체로 코미디이자, 업계의 혼란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아리 애스터는 ‘유전’(2018), ‘미드소마’(2019), ‘뷰 이즈 어프레이드’(2023) 등을 통해 개인의 트라우마, 집단적 광기, 실존적 공포를 심리극과 초현실주의로 풀어내며 호러 장르의 경계를 넓혀온 감독이다. 그런 그에게 자레드 레토 주연의 뱀파이어 액션물 ‘모비우스’(2022)의 연출 제안이 갔다는 사실은, 현재 할리우드가 처한 IP 집착의 단면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모비우스’는 소니가 자체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SSU)’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는 혹평 일색이었다. 마케팅 실패와 캐릭터 소구력 부족, 그리고 제작 초기부터 알려진 혼란스러운 개발 과정—최대 11명의 작가가 교체된 것으로 전해진다—까지, 모든 요소가 실패를 예고했다. 영화는 최종적으로 로튼토마토 평점 15%에 머물렀고, 인터넷 밈으로 소비되며 조롱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소니가 아리 애스터를 감독 후보로 검토했다는 사실 자체가 ‘프레스티지와 IP의 결합’이라는 위험한 공식에 대한 착각을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된다. 프랜차이즈가 작가주의 색채를 흡수하면 자연스럽게 예술성과 깊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가 오히려 기획 자체를 흔들어버리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최근 들어 마블과 DC를 포함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프랜차이즈 피로감과 팬덤 분화, 그리고 창작의 한계에 직면하면서, 종종 방향 감각을 잃은 채 ‘이름값’ 있는 감독들에게 손을 뻗고 있다. 문제는 그 손이 ‘왜’가 아니라 ‘누구든 좋다’는 이유로 뻗쳐진다는 데 있다.

다행히 아리 애스터는 해당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영화는 결국 다니엘 에스피노사(‘라이프’, ‘세이프 하우스’)가 연출을 맡았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바와 같다.

아리 애스터의 ‘모비우스’는 결국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 존재하지 않은 영화가 주는 함의는 작지 않다. 그리고 이 어이없는 일화는, 프랜차이즈 중심의 헐리우드 시스템에서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되묻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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