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4가 인디 영화계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면, NEON은 그에 못지않은 신흥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NEON은 마치 동네의 새로운 멋쟁이처럼, A24가 조금은 나이가 들고 덜 트렌디한 이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덜 멋진 이웃은 여전히 동네에 머물 자격이 있을까? 이 표현은 너무 멀리 나간 걸까?
이런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데 NEON의 영화들은 주저함이 없다. A24와 마찬가지로 NEON 역시 영화 제작과 배급을 겸하고 있으며, 일부 작품은 특정 지역에서 배급을 맡고 있다. 두 회사의 작품 모두가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하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NEON이 그동안 선보인 최고의 작품들을 조명한다.
NEON의 영화 카탈로그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양적 부족함을 질적 우수성으로 완벽히 보완하고 있다. A24 못지않은 감각적이고 도전적인 영화들로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NEON, 그들의 대표작들을 통해 이 신흥 강자의 매력을 파헤쳐 보자.
10. ‘추락의 해부’ (2023)
감독: 쥐스틴 트리에
법정 드라마 장르는 이미 훌륭한 연기를 자랑하는 작품들이 많다. 하지만 ‘추락의 해부’은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이 영화는 주연 배우의 연기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작품인데, 다행히도 산드라 휠러는 매우 복잡한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녀는 영화 속에서 여러 언어를 구사하며, 각 장면마다 관객들이 그녀를 다르게 느끼도록 만드는 놀라운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는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지지만, 그 긴 러닝타임 동안 한순간도 관객을 놓아주지 않을 만큼 몰입감이 뛰어나다. ‘추락의 해부’은 법정 드라마 장르에서 새로운 긴장감과 흥미를 불어넣으며, 이 영화의 줄거리에 대한 세부 내용을 말하는 것조차 관람의 즐거움을 해칠 수 있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기사를 지금 당장 닫고 영화를 먼저 보길 권한다. 다 보고 난 후 다시 이 기사를 클릭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기사 조회수는 중요하니까.
‘추락의 해부’은 단순한 법정 드라마를 넘어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 영화의 매력을 직접 확인해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09. ‘아이, 토냐’ (2017)
감독: 크레이그 질레스피
NEON이 배급한 영화 중 뛰어난 연기로 주목받은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아이, 토냐’다. 이 영화는 마고 로비와 앨리슨 제니 두 배우에게 아카데미 후보 지명이라는 영광을 안겨줬으며, 특히 앨리슨 제니는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를 인정받았다.
‘아이, 토냐’는 매우 어두운 스포츠 영화로, 때로는 냉소적인 유머를 던지면서도 종종 그저 암울한 순간들을 보여준다. 영화의 중심에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이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녀를 떠올릴 때 연관 짓는 그 유명한 사건에 이르기까지의 그녀의 삶을 탐구한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사건의 전말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의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남긴다.
감정적으로 강렬한 울림을 주는 동시에, ‘아이, 토냐’는 명성과 관련된 어두운 이면을 놀라울 정도로 심도 있게 다룬다. 영화는 현대판 비극처럼 진행되지만, 빠른 전개와 흥미로운 연출로 끝까지 몰입감을 유지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아이, 토냐’는 단순한 스포츠 영화 이상의 깊이와 재미를 제공하며, NEON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를 보여준다.
08. ‘쿠오 바디스, 아이다?’ (2020)
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
‘쿠오 바디스, 아이다?’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대중적으로는 그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한, 어쩌면 과소평가된 작품이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매우 어두운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무거운 이야기를 감당할 준비가 된 관객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다. ‘쿠오 바디스, 아이다?’는 2020년대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며, 최근의 비극적인 역사를 정면으로 다룬다. 영화는 단 104분 동안 관객을 충격적이고 암울한 상황 속으로 끌어들이며, 사건이 실제로 벌어졌다는 사실이 주는 공포와 무력감을 극대화한다.
이 영화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배경으로 하며, 그 잔혹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철저히 묘사한다. 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는 역사적 비극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물의 절망과 두려움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감정적 울림을 전한다.
‘쿠오 바디스, 아이다?’는 역사적 사건을 되새기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을 전하는 작품으로, 그 무게감과 중요성에서 단연 돋보인다. NEON이 배급한 이 작품은 쉽게 잊히지 않을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07. ‘리벤지’ (2017)
감독: 코랄리 파르자
제목에서부터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예고하는 영화 ‘리벤지’는, 예상대로 복수를 중심으로 하지만 그 방식은 놀랍도록 직설적이고 순수하다. ‘리벤지’는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복수 스토리를 전개한다.
영화는 억울하게 죽음 직전까지 내몰린 한 여성, 그녀를 그렇게 만든 남성들, 그리고 그들에게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그녀의 복수라는 간결한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이야기는 복잡한 서사 대신 필수 요소들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폭력적이고 잔혹한 액션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단순한 서사와 잔혹한 액션의 조합이 ‘리벤지’를 돋보이게 만든다. 이 영화는 최근 몇 년간 가장 충격적이고 강렬한 복수극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감독 코랄리 파르자의 후속작 ‘더 서브스턴스'(2024)는 더 많은 관객들에게 알려졌지만, ‘리벤지’는 그녀의 초기 작품으로 여전히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특히 그녀의 후속작을 즐긴 관객이라면 ‘리벤지’ 또한 놓쳐서는 안 될 영화다.
‘리벤지’는 복수라는 단순한 주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에너지와 잔혹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NEON이 배급한 이 영화는 독창적인 액션과 강렬한 연출로 강한 여운을 남긴다.
06. ‘아노라’ (2024)
감독: 션 베이커
‘아노라’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스릴러는 아니지만, 2024년 가장 흥미롭고 짜릿한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 영화는 장르적 관습을 거부하며, 다크 코미디, 가슴 아픈 드라마, 어지러운 로맨스 영화, 그리고 때로는 불안감을 자아내는 스릴러 요소까지 담아내며 139분의 러닝타임을 꽉 채운다.
‘아노라’는 또한 파격적이고 대담한 표현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한 자극에 그치지 않고,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캐릭터들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 관객들은 등장인물들을 때로는 공감하며, 때로는 이해하려 애쓰게 되며 이야기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
션 베이커는 이미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감독이었지만, ‘아노라’는 그의 이전 작품들을 뛰어넘어 훨씬 더 넓은 관객층에게 도달했다. 이 영화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예술적으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베이커가 ‘아노라’의 질적 수준을 뛰어넘는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05. ‘로봇 드림스’ (2023)
감독: 파블로 베르거
‘로봇 드림스’는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영화가 아니라, 깊이 있는 감정까지 전달하며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작품이다. 표면적으로는 개와 로봇 간의 우정을 그리고 있으며, 서로 헤어지게 된 두 존재가 다시 만날 길을 찾는 여정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대사가 전혀 없이 진행되지만, 그 빈 공간을 세심한 연출과 감성적인 음악으로 채운다. 특히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팝송이 영화 속에서 사용되며, ‘로봇 드림스’를 본 이후로는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영화가 떠오를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다.
‘로봇 드림스’는 필요한 모든 요소를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감정적 울림을 선사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누군가가 어느 순간이라도 깊은 감정을 느끼지 않고는 지나치기 어려울 만큼 강렬한 감동을 준다. 이 영화는 NEON이 배급한 작품들 중에서도 독특한 매력과 깊이를 지닌 작품으로, 누구에게나 따뜻한 포옹과 같은 감동을 안겨주는 영화다.
04. ‘퍼펙트 데이즈’ (2023)
감독: 빔 벤더스
‘퍼펙트 데이즈’는 겉보기에는 별다른 사건이 없는 영화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작품을 완벽하게 만드는 이유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서사 구조에서 벗어나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때로는 이야기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접근법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영화는 도쿄에서 화장실을 청소하는 한 남자의 일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꺼려할 법한 일을 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삶에서 큰 만족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찾는다는 점에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이 영화가 완전히 서사 없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며, 겉보기엔 평온했던 삶이 위태로워지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하지만 이 드라마조차도 과장되지 않고 현실적인 톤으로 표현되며, 영화의 전체적인 균형감을 유지한다.
‘퍼펙트 데이즈’는 단순히 인물을 따라가며 시간을 보내는 ‘헹아웃 영화’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테마에 따라 더 깊이 있는 생각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요소 덕분에 영화는 단순한 일상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03.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2019)
감독: 셀린 시아마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단순히 시대극 중 하나로 묘사하기엔 부족할 만큼, 장르를 뛰어넘어 2010년대 최고의 로맨스 영화로 평가받는다. 이 영화는 18세기 고립된 섬을 배경으로, 한 화가와 곧 결혼을 앞둔 여인 사이의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탐구한다.
영화는 두 여성이 서로를 천천히 알아가며 감정을 키워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이들의 열정적인 로맨스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렬하게 펼쳐지며, 결국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러한 이유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애틋하고도 쓸쓸한 감정을 완벽히 표현한 작품으로 꼽힌다.
또한, 이 영화는 그야말로 시각적으로 놀라운 작품이다. 화면 속 모든 장면이 하나의 그림처럼 연출되어, 관객들은 영화의 서사를 넘어 시각적 아름다움에도 압도된다. 이는 영화가 21세기에 가장 시각적으로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유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의 감정을 전달하며, 사랑의 본질과 그로 인한 아픔을 깊이 탐구한다. NEON이 배급한 이 작품은 로맨스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오랜 시간 동안 기억될 걸작이다.
02.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2021)
감독: 요아킴 트리에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전통적인 성장 영화의 형태를 띠면서도, 주인공이 일반적인 성장 영화의 주인공보다 훨씬 성숙한 나이에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영화의 중심에는 줄리라는 여성이 있으며, 그녀는 성인의 삶 속에서 직업 선택, 인생의 동반자 선택 등과 같은 문제로 혼란을 겪는다.
이 영화는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정직하고 과감하게 탐구한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또 때로는 영혼을 짓누를 만큼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히 영화는 줄리의 불완전함과 갈등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혼란과 불안을 생생히 보여준다.
이 작품은 NEON 배급 영화 중에서도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는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주연 배우 레나테 레인스브가 줄리라는 캐릭터를 섬세하고도 강렬하게 그려내며, 그녀의 내면 갈등과 성장 과정을 완벽히 표현했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단순한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적 울림을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여운을 남긴다. 이 영화는 삶의 복잡성과 인간 관계의 진솔함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작품이다.
01. ‘기생충’ (2019)
감독: 봉준호
‘기생충’은 어떤 순위에서든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을 만큼, 시대를 대표하는 완벽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이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뛰어난 연출로, 관객들에게 충격적이면서도 강렬한 스토리를 선사한다.
‘기생충’이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불리기에 너무 이른 걸까? 그렇지 않다. ‘기생충’은 그 타이틀을 충분히 자격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하며 최초의 비영어권 영화로 이 상을 거머쥐었다. 이는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성과였으며, 영화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사건이었다.
특히 2019년은 영화계에서 최고의 작품들이 쏟아졌던 해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기생충’은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가족 간의 계층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와 영화적 완성도를 모두 갖춘 걸작으로, 시대를 초월해 기억될 영화로 자리 잡았다.
‘기생충’은 단순히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인 것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기생충’은 시대를 정의하는 영화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