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니 vs 나이스풀’: 어떻게 ‘나이스풀’은 법적 공방에 휘말리게 되었는가?

50년 전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화두가 되었던 질문은 “대통령이 무엇을 알고 있었고, 언제 알았는가?”였다. 오늘날,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저스틴 발도니의 법적 분쟁에서는 “나이스풀이 무엇을 말했으며, 언제 말했는가?”라는 질문이 부상하고 있다.

화요일, 발도니의 변호사 브라이언 프리드먼이 디즈니 CEO 밥 아이거와 마블 스튜디오 수장 케빈 파이기에게 보낸 서신이 언론에 공개됐다. 프리드먼은 이 서신에서 발도니와 데드풀 & 울버린 영화 속 캐릭터 ‘나이스풀’의 창작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보존할 것을 요청했다. 나이스풀은 인터넷 탐정들과 프리드먼 자신이 배우 겸 작가인 라이언 레이놀즈가 발도니를 조롱하기 위해 만든 캐릭터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나이스풀의 탄생과 촬영 시점
나이스풀 캐릭터는 라이블리와 발도니 사이의 갈등이 본격화되기 전에 구상되었으나, 해당 캐릭터의 주요 장면들은 SAG-AFTRA 파업이 종료된 직후인 2023년 11월 말부터 2024년 1월까지 촬영되었다.

한 내부 관계자는 “나이스풀의 장면들은 파업 이후 촬영 일정 마지막 단계에서 추가됐다”며, 해당 장면들이 라이블리와 발도니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에 제작되었다고 말했다.

2023년 11월, 발도니와 그의 제작 파트너 제이미 히스는 라이블리가 제시한 행동 규약에 서명했으며, 이를 통해 라이블리는 파업 종료 후 촬영에 복귀했다. 그러나 2024년 1월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회의는 갈등으로 치달았으며, 발도니는 이후 라이블리와 레이놀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나이스풀, 발도니의 페르소나인가?
데드풀 & 울버린 감독 숀 레비와 레이놀즈는 영화 오디오 코멘터리에서 나이스풀이 “코믹스에 등장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데드풀 변형 캐릭터 중 하나”라며, 이 캐릭터가 단순히 재미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나이스풀은 캐나다 출신이며, 유머러스하면서도 과장된 성격을 지닌 것으로 묘사된다.

영화 속 나이스풀은 라이블리가 연기한 ‘레이디풀’이 출산 후 여전히 아름답다고 칭찬하며 “나는 페미니스트로 정체성을 규정한다”고 말한다. 이 대사는 발도니가 과거 여성 권리 옹호자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했던 것을 연상시키며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촬영 대본에서는 나이스풀이 발도니를 직접적으로 풍자하는 묘사는 없었다. 캐릭터 설명에 따르면 그는 “약간 더 젊고 근육질인 라이언 레이놀즈”로 표현되며, 시각효과를 통해 젊어진 모습으로 등장한다.

디즈니와 마블, 발도니 변호사의 요청에 침묵
프리드먼의 요청에 대해 디즈니와 마블은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또한, 2016년 데드풀 감독 팀 밀러의 하차와 관련된 자료 보존도 요청된 상태다. 그러나 당시 데드풀은 20세기 폭스가 제작했으며,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기 전의 일이었기에 요청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프리드먼은 앞서 X-Men ’97 쇼러너 보 드마요의 성비위 혐의 사건에서도 마블과 법적 분쟁을 벌였던 바 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나이스풀이 발도니를 겨냥한 것인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우리는 결코 진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 대사는 분명 발도니를 겨냥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나이스풀, 단순한 캐릭터인가 의도된 풍자인가
나이스풀의 창작 의도가 무엇이었든, 이 캐릭터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저스틴 발도니 사이의 갈등과 영화 제작 과정에서의 긴장을 반영한 상징적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 논란은 단순한 영화 속 장면이 법적 공방의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