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는 오랜 세월 동안 오스카를 통해 자신의 세대를 입증해왔다. 수많은 수상을 거머쥔 그들은 영화계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반면, 1980년대에 태어난 구밀레니얼은 상당히 성공적인 오스카 커리어를 자랑한다.
그러나 1990년대에 태어난 신밀레니얼은 오스카에서 아직 빛을 보지 못했다. 1990년 이후 출생한 남성 배우 중 오스카 연기상을 받은 이는 없으며, 여성 배우도 단 두 명뿐이다. 그조차도 1991년 이후 출생자는 없다. 이는 젊은 세대에게 오스카가 여전히 ‘믿을 수 없는’ 무대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2025년 오스카는 단순히 작품과 배우 간의 경쟁만이 아니라 세대 간의 대결로 비춰질 수 있다. 과거 “내 말 무시하지 마”라는 태도를 보여주던 X세대와 오늘날 “그게 무슨 말이에요?”라고 묻는 신세대 밀레니얼 간의 충돌이 벌어질 조짐이다. 특히 1990년대생 배우들이 이번 시상식에서 주요 연기 부문 수상을 휩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셀레나 고메즈(1992년생)와 아리아나 그란데(1993년생)는 여우조연상 후보로, 마거릿 퀄리(1994년생)와 함께 경쟁에 나선다. 티모시 샬라메(1995년생)는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꼽히며, 미키 매디슨(1999년생)은 여우주연상에서 승산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남우조연상 부문에서도 유라 보리소프(1992년생)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는 신밀레니얼이 처음으로 연기 부문 4개 상을 모두 차지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해다.
물론, 과거의 사례는 낙관을 어렵게 만든다. 1996년생 폴 메스칼(애프터썬)과 1991년생 오스틴 버틀러(엘비스)는 오스카에서 상을 받지 못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스펜서)와 스테파니 수(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세어셔 로넌 역시 여러 번 후보에 올랐지만 끝내 수상하지 못했다.
1990년대에 태어나 오스카 연기상을 받은 단 두 명은 제니퍼 로렌스와 아리아나 드보스뿐이며, 이들은 모두 1990년 초반에 태어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가장 큰 장애물은 X세대 배우들이다. 미키 매디슨의 주요 경쟁자로는 안젤리나 졸리와 니콜 키드먼이 있다. 티모시 샬라메는 최근 골든 글로브를 수상한 에이드리언 브로디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브로디는 X세대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로, 2003년 피아니스트로 이 상을 수상했다.
연기 부문에서 젊은 배우들의 수상이 드문 이유는 단순히 나이에 대한 경외심 때문만은 아니다. 나이 든 배우들은 더 많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투표권을 가진 동료들도 많다. 하지만 젊은 배우들, 특히 신밀레니얼 세대는 탁월한 연기를 선보이며 미래의 영화계를 책임질 세대임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신밀레니얼 세대 배우들이 오스카 연기 부문을 휩쓸지, 아니면 또다시 배제될지 주목된다. 특히 티모시 샬라메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면, 그는 이 부문에서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되는 동시에 신밀레니얼 세대 최초의 오스카 수상자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시대는 분명히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