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2 (2024)

2022년 9월 개봉했던 영화 스마일의 후속작. 원작 단편 영화 <잠들지 못하는 로라>와 스마일 1편을 연출한 파커 핀이 연출을 맡으며, 1편의 제작진이 복귀하였다.

“넌 죽음을 목격했어. 그게 이제 너를 따라다니는 거야” 월드투어를 앞두고 자신의 눈 앞에서 기괴한 미소와 함께 끔찍한 죽음을 맞은 친구를 목격한 팝스타 ‘스카이’. 그 날 이후 공연 리허설과 팬 미팅 행사 등 그녀의 삶 곳곳에서 끔찍한 일들이 잇따라 발생한다. 화려한 스타의 삶을 뒤덮은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스카이’는 자신이 죽어야만 전염처럼 번지는 저주가 끝난다는 사실을 듣게 되는데… “이번엔 너도 같이 웃게 될 거야”

확실히 2024년은 공포영화의 해인것 같다. 숫적으로도 많은 공포영화들이 개봉했지만, 질적으로도 좋은 작품들이 굉장히 많았다. '롱레그스'와 '오디티', '악마와의 토크쇼', '뻐꾹!', '테리파이어 3', '서브스턴스', '애비게일', '오멘' 그리고 '에이리언: 로물루스'까지 참신한 소재와 연출의 공포영화들이 유난히 많이 개봉했다. 원래 공포영화를 그렇게 즐기지 않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는 꽤나 많은 공포영화들을 봤고, 또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리고 오늘 본 '스마일 2'도 올해 좋게 본 공포영화중 하나에 포함될것 같다. 사실 전작인 '스마일'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를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컨셉 자체가 그렇게 복잡한건 아니라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고, 플롯이 복잡하게 꼬여있지 않고 단순한편이라 전작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수 있는 영화였다. 오히려 전작을 보지 않은탓에 더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은것 같기도 하다. 내가 '스마일'이라는 영화를 보는걸 꺼려한 이유는 '기분 나쁘게 웃는' 그 이미지가 너무 기괴했기 때문이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그런 '기괴함'이 아니라 점프 스케어와 고어함으로 승부를 보는 영화였다. 점프 스케어 장면도 신선하다기보다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알면서도 당한다'는 느낌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좋았던건 '스마일 엔티티'라는 미지의 존재가 주는 공포감과 '전 남친의 죽음과 약물 중독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팝스타 셀럽'이 복귀를 눈앞에 두고 겪는 극도의 불안감을 잘 결합시켰다는점이다. 점프 스케어가 남발되기는 했지만, 그게 영화의 플롯을 잡아먹었다거나 영화가 그 점프 스케어에'만' 기대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 그것은 나오미 스콧의 훌륭한 연기력이 캐릭터의 불안감을 관객들에게 아주 잘 전달한 덕분이라는 생각이 크다. 그녀는 무서운 장면에서 냅다 소리만 지르는 전형적인 '호러퀸'이 아니라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셀럽으로써의 거대한 부담감과 옥죄어오는 불안감을 온몸으로 잘 표현해냈다. 고어함의 묘사는 생각보다 수위가 높다. 첫장면부터 신체 훼손이 아주 적나라하게 묘사되며, 첫 희생자로 등장하는 약쟁이 친구의 자해장면도 심약자들은 기절할만한 수준이다. 그리고 영화의 엔딩장면에서는 고어함을 넘어 '바디호러'에 가까운 '신체 변형' 장면까지도 나오기 때문에 고어한 장면을 소화하기 어려운 분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건 영화의 엔딩이다. 만약 마지막 반전 없이 영화가 그대로 끝났다면 중간중간 놀랬던 '점프 스케어' 장면들만 기억에 남았을텐데 이 '스마일 2'의 엔딩은 근래에 봤던 영화들중 가장 강렬했던 반전이었다. 한번 비틀고 거기서 또 한번 비트는데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엔딩이다. 3편 제작의 떡밥을 제대로 뿌림과 동시에 판을 키울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점에서 프렌차이즈화 될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쏘우' 시리즈도 이제 너무 고인물이 됐고 '컨저링' 유니버스도 이제 뭔가 끝물이 보이는것 같은 시점에서 뭔가 새로운 호러 영화 프렌차이즈가 필요해진 시점이었는데, 그 자리를 '스마일' 시리즈가 채울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