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폴리 아 되’ 후폭풍?… 할리우드 대작들, 칸·베니스 영화제 외면하는 이유

최근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들이 칸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 같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신작을 최초 공개하는 것을 점점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칸 영화제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스튜디오 작품의 월드 프리미어가 단 한 편도 없는 해가 됐다.

올해 칸 경쟁 부문에는 미국 영화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페이퍼 타이거’가 포함됐지만, 이들 모두 대형 스튜디오 자본이 전면적으로 투입된 작품이 아닌 독립영화다.

그렇다면 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갑자기 영화제를 외면하기 시작했을까.

트리샤 터틀 베를린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그 배경으로 2024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영화 ‘조커: 폴리 아 되’를 지목했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더 할리우드 리포트’가 보도한 기사 ‘왜 할리우드는 칸을 외면하는가?’에서 그는 ‘조커: 폴리 아 되’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전략 변화를 이끈 전환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트리샤 터틀은 “영화 개봉 훨씬 전에 비평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며 “수억 달러가 투입된 대작 영화일수록 공개 방식과 마케팅 메시지를 스튜디오가 직접 통제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즉, 영화제 상영 이후 형성되는 첫 평가가 작품의 운명을 너무 빨리 결정짓는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대형 영화가 영화제에서 공개되는 순간 평단 반응과 관객 평가가 빠르게 확산되고, 스튜디오가 마케팅 전략을 조정하기도 전에 영화에 대한 인식이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커: 폴리 아 되’는 2024년 베니스 영화제 공개 직후 혹평을 받으며 개봉 전부터 흥행 실패 분위기가 형성됐다. 전작 ‘조커’는 2019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11억 달러 수익을 기록하고 아카데미 시상식 2관왕에 오르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속편 ‘조커: 폴리 아 되’는 약 2억 달러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흥행 수익 약 2억7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다만 흥행 부진의 원인이 영화제 혹평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관객 반응, 입소문,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베니스 공개 직후 형성된 부정적 여론이 개봉 전부터 악영향을 끼쳤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조커: 폴리 아 되’보다 더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2023년 칸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영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역시 공개 당시 엇갈린 평가를 받았고, 이후 북미 개봉 후에도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평론 사이트 로튼토마토 평점은 약 70%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이미 흥행 동력을 되살리기엔 늦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결국 최근 사례들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에게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전략의 위험성을 각인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첫 반응이 순식간에 확산되고, 초기 평가가 대중 인식에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 한 번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대형 스튜디오들은 영화제를 통한 조기 공개보다 개봉 직전까지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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