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캔 씨 에브리싱》,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여우조연상 도전…다큐멘터리 최초의 역사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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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캔 씨 에브리싱》,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여우조연상 도전…다큐멘터리 최초의 역사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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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극장가에서 예상 밖의 흥행 돌풍을 일으킨 《유 캔 씨 에브리싱》(You Can See Everything)이 이제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까지 바꾸려 하고 있다. 네이선 필더와 랜스 오펜하임이 공동 연출한 A24의 다큐멘터리가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뿐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등 주요 부문에 출품될 예정이다.

특히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영화 속에서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를 연기한 공로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도전한다. 실제 인물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와 배우들이 재현한 극영화 장면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 덕분에, 이번 작품은 기존 영화 시상식의 장르 구분과 출품 자격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유 캔 씨 에브리싱》은 개봉 첫 주말 북미 855개 극장에서 1,5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다큐멘터리로서는 이례적인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평단과 관객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10월 19일 기준 메타크리틱 99점, 로튼 토마토 98%, 레터박스 4.7점, IMDb 9.4점을 기록하며 올해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영화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특히 IMDb 평점 9.4점이 유지된다면 오랫동안 역대 영화 평점 1위를 지켜온 《쇼생크 탈출》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개봉 초기 평점은 관객 참여가 늘어나면서 변동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최초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도전…아만다 사이프리드도 여우조연상 출품

《유 캔 씨 에브리싱》은 엘리자베스 홈스가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 34일 동안의 생활을 따라가면서 시작된다. 영화는 홈스의 일상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밀착 취재하는 동시에, 실제 상황과 재현된 장면을 결합해 관객이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구조를 취한다. 카메라는 홈스가 수감된 이후에도 계속 움직이며, 일반적인 인물 다큐멘터리의 범위를 넘어서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이처럼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뒤섞은 형식은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시상식 출품 과정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A24는 공식 시상식 캠페인을 통해 《유 캔 씨 에브리싱》을 장편 다큐멘터리상뿐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촬영상, 의상상, 편집상, 분장상, 음향상, 음악상 등 다양한 부문에 출품할 계획이다.

작품상에는 네이선 필더와 랜스 오펜하임을 비롯해 타티아나 베어스, 매기 앰브로즈, 잭 데이비스가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감독상에는 필더와 오펜하임이 공동으로 도전한다.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여우조연상 출품이다. 사이프리드는 영화에서 엘리자베스 홈스를 연기하면서 동시에 실제 자신의 모습으로도 등장한다. 그는 앞서 훌루 드라마 《드롭아웃》에서 홈스를 연기해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같은 실존 인물을 다시 연기하지만, 그 인물이 등장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전기영화와 상당히 다르다. 다큐멘터리 속 실제 홈스의 모습과 사이프리드가 연기하는 홈스가 공존하면서 현실과 재현의 경계가 영화의 핵심적인 장치로 활용된다.

사이프리드가 실제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다면 2020년 《맹크》 이후 두 번째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 지명이 된다.

영화에서 홈스의 동거인 빌리 에번스를 연기한 크리스토퍼 애벗 역시 남우조연상 출품 자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24의 연기상 캠페인은 사이프리드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반면 영화에 자기 자신으로 등장하는 네이선 필더는 연기상 출품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자기 자신을 연기해 연기상 후보에 오른 배우는 없으며, 필더는 대신 작품상과 감독상, 장편 다큐멘터리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아카데미 작품상이다. 지난 98차례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가 작품상 후보에 오른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유 캔 씨 에브리싱》이 작품상 후보에 지명된다면 그 자체로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 된다.

골든 글로브·배우조합상 출품 불투명…시상식마다 서로 다른 자격 규정

《유 캔 씨 에브리싱》의 아카데미 도전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주요 시상식마다 이 작품을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이면서 동시에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출품 규정만으로는 명확하게 분류하기 어렵다.

골든 글로브는 현행 규정상 다큐멘터리를 시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기준으로는 작품상이나 감독상은 물론 사이프리드의 연기상 출품도 불가능하다. 다만 영화의 특수한 형식을 고려해 자격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예외가 인정되더라도 드라마 부문과 뮤지컬·코미디 부문 가운데 어디에 배치할지 추가적인 문제가 남는다.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이다. 《유 캔 씨 에브리싱》은 작품상과 감독상은 물론 배우들의 연기상까지 주요 부문에 출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카데미 후보 발표 이전에 사이프리드의 연기가 주요 시상식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과거 미국배우조합상으로 알려졌던 액터 어워즈는 상황이 다르다. 이 시상식은 다큐멘터리를 일반적인 극영화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규정으로는 출품이 어렵다. 그러나 영화에 포함된 재현 장면과 배우들의 연기를 고려해 자격 심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인 BAFTA 역시 출품 자격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현재 규정상 주요 부문에 출품할 여지는 있지만, 실제로 작품과 배우들의 연기를 어떤 범주에서 인정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반면 미국작가조합상은 출품이 불가능하다. 《유 캔 씨 에브리싱》에는 공식적으로 인정된 각본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카데미에서도 각본상 부문에는 도전하지 않는다.

감독조합상과 제작자조합상에서는 보다 흥미로운 경쟁이 예상된다. 미국감독조합은 이 작품이 장편 다큐멘터리 감독상뿐 아니라 일반 장편영화 감독상에도 출품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제작자조합 역시 극영화 작품상과 다큐멘터리 작품상 양쪽의 출품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필더와 오펜하임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 하비에르 칼보와 하비에르 암브로시가 연출한 《라 볼라 네그라》, 필 로드와 크리스 밀러의 《프로젝트 헤일메리》 등 주요 감독상 경쟁작들과 직접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감독조합의 신인 장편영화 감독상에는 출품할 수 없다. 필더에게는 첫 장편 다큐멘터리 연출작이지만, 오펜하임은 이미 《섬 카인드 오브 헤븐》과 《스펌월드》를 연출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촬영감독협회상에서는 다큐멘터리 부문에만 출품할 수 있으며, 편집자협회상에서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여러 분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결국 《유 캔 씨 에브리싱》은 주요 시상식마다 출품 가능 여부와 경쟁 부문이 달라지는 이례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각 단체가 자체 규정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어 최종 출품 자격은 변경될 수 있다.

《오디세이》와 작품상 경쟁 가능성…아카데미 역사 바꿀까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경쟁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작품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다. 대규모 제작비와 흥행 성적, 감독의 명성을 바탕으로 시상식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유 캔 씨 에브리싱》은 약 7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완성된 다큐멘터리다. 대형 스튜디오 블록버스터와 비교하면 제작 규모는 훨씬 작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과 압도적인 평론가 평가를 바탕으로 작품상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들이 일반적으로 거치는 주요 시상식 경로를 이 영화가 그대로 따르기 어렵다는 점이다. 골든 글로브와 배우조합상에서 출품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감독조합상과 제작자조합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이 작품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적인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작자조합상과 감독조합상은 아카데미 작품상 및 감독상 경쟁의 흐름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유 캔 씨 에브리싱》이 이들 시상식에서 주요 후보로 지명되거나 수상한다면,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적 한계를 넘어 아카데미 작품상 경쟁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높은 평점과 흥행 성적이 실제 아카데미 후보 지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일반 관객과 평론가들의 평가가 아카데미 회원들의 선택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다큐멘터리를 작품상 후보로 받아들일 것인지도 중요한 변수다.

《유 캔 씨 에브리싱》은 엘리자베스 홈스라는 논쟁적인 인물을 다루면서 관객에게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연출된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영화다. 그리고 이제 그 독특한 형식은 영화 속 이야기를 넘어 시상식 자체에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시대에, 아카데미가 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단순한 수상 결과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유 캔 씨 에브리싱》이 사상 최초의 다큐멘터리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데 그칠지, 아니면 실제 작품상 수상까지 도달할지는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요소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