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소개
필립 시모어 호프먼 (Philip Seymour Hoffman)은 미국의 배우이자 연극 연출가, 영화감독으로, 동시대 미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중 한 명이다.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평범하면서도 불안하고, 때로는 비열하거나 강박적인 인간의 내면을 놀라울 정도로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연기로 유명했다. 20여 년 동안 5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하며 폴 토머스 앤더슨, 코엔 형제, 시드니 루멧, 찰리 카우프먼 등 여러 감독의 작품에서 강렬한 연기를 남겼다.
뉴욕주에서 성장한 호프먼은 고등학교 시절 연극을 접한 뒤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선택했고, 뉴욕대학교 티시 예술대학에서 연기를 공부했다. 1990년대 초부터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으며 여인의 향기, 트위스터 등을 거쳐 폴 토머스 앤더슨의 부기 나이트에서 음향 기사 스코티를 연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앤더슨과 여러 차례 작업하며 매그놀리아, 펀치 드렁크 러브, 마스터 등에 출연했다.
호프먼의 장점은 전형적인 스타의 이미지를 거의 필요로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빅 레보스키의 허세 가득한 집사 브랜트, 리플리의 거만한 프레디 마일스, 올모스트 페이머스의 음악 평론가 레스터 뱅스처럼 출연 시간이 길지 않은 작품에서도 인물의 성격을 순식간에 각인시켰다. 반대로 시네도키, 뉴욕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힌 연극 연출가 케이든 코타드 역으로 영화 전체를 이끌었다.
배우로서 결정적인 작품은 베넷 밀러 감독의 카포티 (2005)였다. 호프먼은 작가 트루먼 카포티의 독특한 목소리와 몸짓을 단순하게 흉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살인사건을 취재하면서 작품에 대한 야망과 취재 대상에 대한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복잡한 인간을 만들어냈다. 이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BAFTA 남우주연상,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찰리 윌슨의 전쟁과 다우트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폴 토머스 앤더슨의 마스터에서는 종교 단체의 지도자 랭커스터 도드를 연기해 다시 한번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특히 마스터에서 호아킨 피닉스와 보여준 팽팽한 연기 대결은 호프먼의 후기 필모그래피를 대표하는 연기로 평가받는다. 그는 카포티를 포함해 생애 총 네 차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뿐 아니라 연극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트루 웨스트, 밤으로의 긴 여로,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세 차례 토니상 후보에 올랐으며, 배우뿐 아니라 연극 연출가로도 활동했다. 영화에서는 2010년 잭 고즈 보팅으로 장편 연출에도 도전했다.
필립 시모어 호프먼의 연기에는 인물을 멋있게 보이도록 만들려는 의도가 거의 없다. 열등감과 욕망, 외로움, 자기기만처럼 인간이 숨기고 싶어 하는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집요하게 끌어냈고, 작은 조연조차 실제로 그 세계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사람처럼 만들었다. 화려한 변신보다 인물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는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낸 배우였다. BAFTA 역시 그를 20여 년 동안 50편 이상의 영화에서 활동한 당대 가장 다재다능한 배우 중 한 명으로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