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 상업적·비평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애니메이션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의 후속작인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가 원래 2024년 3월 극장 개봉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일정에서 제외되었다.
지난 9월, 영화 기자 제프 스나이더는 소니가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의 대부분을 “창의적 이유”로 폐기했으며, 애니메이션의 정교함을 감안할 때 이 영화는 2027년 이전에 개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또한, 그는 제작진이 이 같은 폐기를 오히려 “안도했다”며, “이제 후속작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스파이더버스 작곡가 다니엘 펨버튼은 스나이더의 보도를 “사실과 크게 다르다”고 부인했고, 제작자인 크리스 밀러 또한 “아무것도 폐기되지 않았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하지만 스나이더는 자신의 보도를 굽히지 않고, 펨버튼의 부인 발언을 “역대 최악의 부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최근 스나이더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났다. 기자 브랜든 데이비스는 소니가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가 개봉한 이후 비욘드 더 스파이더버스의 전체 대본을 새로 썼다고 보도했다. 또한, 소니는 영화의 결말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창의적 결정으로 인해 이미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상의 일부가 폐기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지연은 스파이더맨 프로젝트의 총괄자로 임명되었던 필 로드와 크리스 밀러가 소니와 충돌했던 사건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창의적 듀오는 2019년 소니와 5년간의 9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스파이더맨 관련 프로젝트의 전반을 관리하기로 합의했으나, 최근의 갈등으로 인해 소니는 이들의 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벌처(Vulture)는 로드와 밀러의 논란이 된 관리 스타일에 대해 보도했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 제작 과정에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최소 5년에서 12년간 일해 온 아티스트들과 제작 간부들이 이 프로젝트를 “독특하게 고된 작업 과정”이자 “무수히 많은 수정 요청에 의한 피로”로 묘사했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천 번의 페이퍼컷에 의한 죽음”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로드와 밀러는 최근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프로젝트 헤일 메리(Project Hail Mary) 제작을 마쳤으며, 이는 그들이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하차한 이후 처음으로 직접 연출에 나선 작품이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