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 vs. 애크미’ 리뷰: 수없이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코요테의 유쾌한 반격

‘코요테 vs. 애크미’ 리뷰: 수없이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코요테의 유쾌한 반격

코요테 vs. 애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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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 vs. 애크미

Coyote vs. ACME
감독 데이브 그린
출연 에릭 바우자, 윌 포테이, 존 시나
장르 코미디, 애니메이션, 법정
개봉일 2026년 08월 28일

데이브 그린 감독의 《코요테 vs. 애크미》는 꾸준히 영리하고 재미있는 영화다. 시작부터 “실화에 기반함”이라는 자막을 띄우며 웃음을 준다. 실제로 이 영화가 관객에게 공개되기까지 겪었던 우여곡절 자체도 언젠가 흥미로운 다큐멘터리가 될 만하지만, 이 농담은 영화에 가득한 영리하고 예상 밖의 유머 중 하나일 뿐이다.

요즘 어린이용 콘텐츠 상당수가 장난감을 팔거나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유지시키기 위한 상품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 《코요테 vs. 애크미》는 한없이 유치하고 우스우면서도 동시에 충분히 영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약간의 페이스 문제와 다소 긴 러닝타임이 완벽에 가까운 결과를 방해하지만, 끊임없이 실패하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코요테의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면 묘하게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잡을 수 없는 로드 러너가 있는지도 모른다.

《메이 디셈버》의 새미 버치가 쓴 각본은 1990년 뉴요커 기사를 바탕으로 하며, 만화 캐릭터와 실제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를 연상시키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초반에는 제대로 된 코요테와 로드 러너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로켓 신발과 자석, 미사일까지 온갖 애크미 제품을 동원하지만 모든 계획은 언제나 그렇듯 처참하게 실패한다. 결국 로드 러너는 또다시 달아나고 와일 E. 코요테는 바닥에 처박힌다.

수없이 당하고 집으로 돌아온 코요테는 우연히 한 법률사무소의 광고를 보게 된다.

“만화 속 사고를 당하셨습니까?”

에이버리, 존스 앤 몰티즈라는 이 법률사무소는 만화 캐릭터들이 입은 피해를 대신 해결해주는 곳이다. 코요테의 고장 난 로켓 신발 정도라면 몇백 달러의 합의금으로 끝날 일이지만, 코요테에게는 지금까지 애크미에서 구입했던 수백 개의 불량 제품이 들어 있는 상자가 있다.

이 상자가 애크미 측으로 넘어가면서 단순한 손해배상 문제가 거대한 소송으로 발전한다. 평생 실패를 반복했던 코요테는 자신에게 형편없는 제품을 팔아온 거대 기업 애크미와 맞서게 되고, 심지어 애크미가 의도적으로 코요테를 실패하게 만들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윌 포테가 연기하는 변호사 케빈 에이버리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벌이는 난장판 속에서 현실적인 중심을 잡는다. 그 역시 자신보다 버디 크레인(존 시나) 같은 인간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시스템의 피해자다. 과거 동료였던 버디는 이제 애크미 측의 수석 변호사가 되어 케빈과 맞선다.

벅스 버니, 대피 덕, 태즈메이니안 데빌, 트위티 등 수많은 루니 툰 캐릭터들의 등장은 팬들에게 가장 큰 볼거리겠지만, 영화를 실제로 지탱하는 것은 윌 포테와 존 시나, 그리고 케빈의 조카이자 조수 역할을 맡은 라나 콘도르다.

특히 포테와 시나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뒤섞인 슬랩스틱에 거리낌 없이 몸을 던진다. 포테의 어설프고 평범한 캐릭터와 시나의 과장된 알파메일 이미지가 대비를 이루면서 좋은 코미디를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와일 E. 코요테의 위치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언제나 로드 러너를 잡으려는 악역에 가까웠던 캐릭터가 이번에는 거대한 시스템의 피해자가 된다.

하지만 《코요테 vs. 애크미》를 정말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이런 이야기보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말장난과 시각적 개그다. 루이스 구스만이 연기하는 판사를 두고 “말도 안 되는 장난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 판사”라고 소개하거나, “비서와 도망갔다는데 그럴 리가 없어. 그 사람 비서는 펭귄이었거든” 같은 뜬금없는 농담이 계속 등장한다.

특히 법정 스케치 화가가 그린 그림 속 로켓 신발이 판사를 쫓아다니는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가 극장에서 공개될 가치가 있었다고 느껴질 정도로 기발하다.

오히려 영화에는 이런 예측 불가능한 농담이 더 많았어도 좋았을 것이다. 가장 큰 단점은 애크미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줄거리로 너무 자주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미 설명한 내용을 반복하기도 하고, 루니 툰 특유의 빠르고 정신없는 호흡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100분이 넘는 러닝타임도 약간 길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실제로 관객을 만나기까지 겪었던 과정은 결과적으로 작품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스트리밍에 조용히 공개됐다면 금세 잊혔을 수도 있었던 영화가 실제 현실에서도 작품 속 코요테처럼 거대한 시스템에 맞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결국 《코요테 vs. 애크미》는 수십 년 된 캐릭터들을 단순한 팬서비스로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매력을 새로운 세대에게 전달한다.

동시에 오래전 루니 툰을 좋아했던 관객들에게는 우리가 이 바보 같은 캐릭터들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