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 애틀랜틱』이 보도한 미국 내 영화학 전공 교수들의 증언은, 오늘날 영화 교육이 직면한 위기가 단순한 트렌드 변화의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는 러닝타임의 장기화나 슈퍼히어로 영화의 피로감 같은 산업적 논점을 넘어,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지속 가능한 예술 형식으로 존속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 교수들은 학생들이 상영 중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한 편의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지 못하는 상황을 공통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강의에서는 더 이상 장편영화를 과제로 지정하지 않고, 이해도 저하를 이유로 특정 장면 클립만을 발췌해 수업을 진행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영화 감상을 교육의 핵심 전제로 삼아온 영화학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기사에 소개된 한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한 대학 강의에서 프랑수아 트뤼포의 ‘줄 앤 짐’을 상영한 뒤 간단한 객관식 평가를 실시했지만,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영화 내용과 전혀 무관한 서사를 사실로 인식하고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나치를 피해 도망치거나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술을 마신다는 응답이 실제로 제출됐다는 것이다. 교수진은 이런 수준의 오독은 10여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하며, 문제의 가속 시점을 팬데믹 이후로 지목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집중력 저하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 흑백 영화나 자막 영화에 대한 거부감은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당시 학생들은 최소한 감상을 시도했다. 반면 최근에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상영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사실상 감상을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출석률 자체가 하락하는 추세도 확인된다.
기사에 따르면, 대면 상영을 번거로운 절차로 인식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스트리밍 환경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굳이 강의실에 모여 영화를 볼 필요가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온라인 시청 옵션을 제공해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과제 영화를 재생하는 학생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며, 끝까지 시청하는 비율은 약 20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두 배속으로 영화를 소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은 영화 전공자, 즉 미래의 영화인을 자처하는 학생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교육자들은 영화 전공의 존속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집중력 저하가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될 경우, ‘영화학’이라는 명칭 대신 ‘콘텐츠’라는 보다 포괄적이고 산업 친화적인 이름으로 학과가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기사에는 “영화감독이 되기를 원하는 학생들조차 영화를 보는 것을 반드시 즐기지는 않는다”는 문장이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무한 스크롤 환경 속에서 성장한 세대적 조건과 연결 짓는다. 짧고 즉각적인 자극에 최적화된 미디어 환경은 장시간의 정적 몰입을 요구하는 영화 감상을 점점 더 낯선 경험으로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100분 남짓한 1960년대 프랑스 영화조차 학생들에게는 과도한 인내를 요구하는 텍스트가 되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이에 대응해 ‘슬로 시네마’를 중심으로 한 커리큘럼을 도입하며, 의도적으로 난해하고 느린 영화를 통해 집중력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이들은 교육 방식을 단편 영상이나 소셜미디어 형식의 과제로 전환하며 현실에 적응하는 쪽을 택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기존의 영화 교육 모델이 더 이상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이 문제는 특정 세대의 태도나 기술 사용 습관을 비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정지와 지속적 몰입을 전제로 하는 영화라는 매체가, 점점 그것을 견디지 못하는 문화 환경 속에서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영화 전공 학생들조차 고전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지 못하는 시대에, 앞으로 만들어질 영화는 어떤 형태를 띠게 될지, 그리고 영화에 대한 애정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